대만을 둘러싼 외교전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이 동아시아 외교 지형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발언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는데요,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는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동을 거부하는 등 외교적 차원의 불편함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로 인해 연내 추진되던 한중일 정상회의도 사실상 무산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군사력 과시와 맞대응
중국은 군사적 압박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로켓군이 DF-61, DF-5C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는가 하면, 서해 중남부와 청일전쟁 당시 북양함대가 괴멸됐던 보하이만 일대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청나라 북양함대 거점이었던 류궁다오에서의 훈련은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할 때 일본을 겨냥한 의도가 분명해 보입니다.
일본도 만만치 않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대만에서 불과 110km 떨어진 요나구니섬을 시찰하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부대 배치 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이 섬에 미사일 전력이 배치되면 일본의 대만 방어 체계가 한층 강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경제 보복과 여파
중국의 대응은 군사 분야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일본 여행 자제 권고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절차 중단 등 경제적 압박도 본격화됐는데요, 중국발 일본행 항공편 12개 노선이 결항되고 27일에는 결항률이 21.6%까지 치솟을 전망입니다. 중국인의 일본 방문 감소로 일본 경제가 약 20조 6,900억 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향은 홍콩까지 확대되었습니다. 홍콩 정부는 일본과의 공식 교류를 전면 중단했고, 총영사 회담과 청소년 교류 사업까지 취소했습니다. 이는 2012년 센카쿠 열도 분쟁 때와 달리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한국의 난감한 입지
양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으로서는 외교적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보다 한일 관계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하는데요, 중국이 한일 밀착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며 양자택일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G20에서 한중일 3각 협력 복원을 강조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셔틀외교 재개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갈등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동아시아 안보 지형이 재편되는 중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반면, 중국은 단기적 압박보다 장기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 굴복하지 않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역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