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시대, 자원 수요 폭발
반도체와 AI 산업을 국가 경제의 핵심으로 삼는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필수 자원인 전기와 물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2040년까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전국 AI 데이터센터 등을 감당하려면 무려 27.7GW의 신규 전력 공급이 필요합니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6기 규모와 맞먹는 엄청난 수치입니다. 제조 공정에서 쓰이는 초순수 사용량도 급증해 물 부족 리스크마저 경영 위기로 부상했습니다. 자원 확보 없이는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전 추가와 인프라 대수술
정부는 안정적인 기저 전원 확보를 위해 원전 추가 건설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남 영광과 울산 울주에 각각 2기씩 총 4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생에너지가 날씨에 따라 출력이 달라지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4시간 가동 가능한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소형모듈원자로인 SMR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역시 송변전망과 LNG 인프라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대수술에 착수했습니다. 에너지 정책의 근간이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넘어야 할 산, 수용성과 정책 연속성
거창한 계획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호남 지역은 전력 생산은 넘치지만 송전망 정체로 수도권으로 보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도체 팹이 들어서면 송전 부담은 줄겠지만 전압과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계통의 단단함을 확보해야 합니다. 원전과 가스관 신설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을 비롯한 사회적 갈등 조율도 시급합니다. 과거 영광 한빛원전 7, 8호기가 주민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단체들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와 무관한 초당적 합의와 정책 연속성 확보가 프로젝트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