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논란에 휩싸인 아이돌의 사투리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가 유튜브 영상에서 한마디 던진 것이 온라인을 뒤흔들었습니다.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고향 집을 찾은 영상에서 원이는 "무섭노"라고 말했는데요. 이 한마디가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의 혐오 표현이라는 논란으로 번지면서 정치권까지 뛰어들게 됐습니다. 사실 이 표현은 경남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사투리입니다.
논란의 시작은 MBC경남 소속 PD가 해당 표현을 일베식 말투로 지적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사상 검증이라는 비판과 일베 말투라는 주장이 엇갈렸고, 거제 출신인 원이의 고향 사투리가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한마디 말이 개인의 정체성 전체를 판단하는 증거처럼 쓰이는 풍경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 방문조차 정치적 성향으로 해석되는 사례가 있었죠.
언어가 정치적 암호가 되는 사회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일베식 '노' 사용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현상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데서 시작된 일베 문화가 언어 생활에 깊이 스며들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이 글이 리센느를 겨냥한 것으로 와전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습니다.
결국 조 전 대표는 7월 12일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는 리센느를 언급하거나 일베라고 규정한 적이 없다고 밝혔으며, 젊은 세대의 언어와 문화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성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한마디 말이 왜곡되어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도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리센느의 성취를 응원하며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 전 대표의 해명을 궤변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커진 뒤에야 사과하는 태도는 책임 회피이며, 정말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면 초기에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는 지적이었죠.
여론의 소용돌이 속에서 드러난 시민들의 피로감
논란이 확산되면서 거제시도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변광용 시장은 해당 표현이 경남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방언이자 구어적 표현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적 해석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은 원이의 학교 방문 영상을 일부 공개로 전환했는데, 이는 서이초 순직 교사 추모 주간과 겹쳐서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논란 회피 조치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사투리 하나를 두고 여러 주체들이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은 언어가 더 이상 소통의 도구가 아닌 분류와 공격의 수단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줍니다. 문맥과 의도는 외면한 채 특정 단어에만 집중하는 풍경은 결국 자기검열을 낳고 서로를 경계하게 만듭니다. 건강한 사회라면 의도와 맥락을 살피는 관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