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통과 못한 장비가 예보를 만들었다
감사원이 기상청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관측장비 관리 부실이 확인됐습니다. 전국 232개 관측기관이 운영하는 장비 2만1,533대 가운데 7,402대, 34.4%의 주요 정보가 관측메타데이터시스템(OMDS)에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더 문제는 검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장비입니다. 최근 5년간 불합격 판정을 받은 305대 중 177대가 재검정 없이 가동됐고, 87대는 OMDS에 정보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성능을 보증할 수 없는 장비가 예보 자료를 만들고 있었던 셈입니다.
숫자로 드러난 관리 공백
전체 장비의 75.8%는 기상청이 아닌 지자체 등 유관기관이 운영합니다. 유관기관 소관 8,936대 중 343대가 검정 유효기간을 넘긴 채 등록돼 있었고, 325대(94.8%)는 재검정 없이 관측에 쓰이고 있었습니다. 기상청이 시정권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입니다.
현장 점검에서는 인천 부평구 등 13개 기관의 장비 39대가 유효기간을 4일에서 최대 1,599일까지 넘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북 정읍시 덕천면 습도계는 실제 습도 73%를 48%로 측정해 허용오차의 다섯 배 편차를 보였습니다.
청사 공사대금도 새나갔다
회계 부실도 함께 적발됐습니다. 수도권기상청은 2017년 청사 신축공사에서 하도급 대금을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7월 담당자와 과장은 하도급 내역을 확인하지 않은 채 원도급업체 청구서를 인정해 8,370만 원을 넘겼습니다.
하수급인이 2019년 소송을 내면서 2022년 12월 같은 금액을 다시 지급해야 했고, 이후 17차례 반환을 독촉했지만 회수는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감사원은 담당자와 과장에게 각각 5,859만 원과 2,511만 원의 변상 책임을 물었습니다.
감사원은 기상청장에게 누락된 장비 정보를 OMDS에 등록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장비를 재검정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부정확한 관측자료가 예보에 활용되면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