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석 차로 뒤집힌 스웨덴 총선
스웨덴 총선에서 중도좌파 연합이 우파 연합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며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개표율 95% 기준으로 좌파 진영은 176석을 확보해 173석에 그친 우파 연합보다 3석 앞섰는데요. 이번 결과가 확정될 경우 마그델레나 안데르손 전 총리가 다시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극우 정당을 정부 참여에서 배제하는 방안이 유력해집니다. 다만 재외국민 투표 등 남은 개표에 따라 최종 의석수가 뒤바뀔 수 있는 초박빙 구도라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번 선거는 이민과 범죄 문제를 둘러싼 양 진영의 첨예한 대결로 채워졌습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현 총리는 난민 신청자 수를 40년 만에 최저로 줄이고 갱단 총격 사망자를 대폭 감축하겠다고 공약했고,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과의 연정을 통해 집권 연장을 노렸습니다. 반면 안데르손 전 총리는 반이민 정당의 정부 참여를 차단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유권자들을 설득했죠.
극우당의 첫 패배와 이민 정책의 쓴맛
선거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극우 정당의 부진입니다. 스웨덴민주당은 17.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년 전 20.5%보다 하락해 3위로 밀려났습니다. 1988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과 의석수가 동시에 줄어든 건데요. 다른 정당들이 이민과 범죄 문제에 대해 강경 기조를 취하면서 스웨덴민주당만의 차별화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물론 이번 결과가 곧장 스웨덴의 이민 정책을 개방적으로 되돌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크리스테르손 정부가 난민 영구거주권 폐지와 복지 요건 강화 등 강경책을 밀어붙인 데 이어, 여타 정당들도 이민 규제 기조를 상당 부분 수용한 상태입니다. 스웨덴민주당이 주장한 무슬림 여성의 얼굴 가림 금지나 이주민 통합 사업 예산 중단 같은 극단적 공약은 외면받았지만, 사회 전반의 이민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높은 편이죠.
승리 뒤의 험난한 과정
좌파 연합이 과반을 확정하더라도 정부 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민주당, 녹색당, 좌파당, 중도당으로 구성된 연합 내부에서도 부자 증세나 신규 원자로 건설, 이민 정책의 강도 등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특히 공산당 계열인 좌파당과 자유시장 성향의 중도당은 경제 정책에서 상당한 견해차를 보여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안데르손 전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은 선두는 지켰지만 1908년 이후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며 정치적 동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입니다. 중도좌파 연합이 집권할 경우 복지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억만장자 과세를 둘러싼 중도당의 반발과 좌파당의 압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