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날 쏟아진 물폭탄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인 16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250mm 이상의 폭우가 예보되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서해상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16일 새벽 전남 해남과 목포에는 시간당 65mm에 달하는 극한 호우가 쏟아져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었습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 대응 체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16일 오전 7시를 기해 호우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고, 산림청 역시 영호남 지역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주의'로 올렸습니다. 경남도는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하천변 산책로와 세월교 등 69개소를 선제적으로 통제하며 인명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폭우는 산사태와 하천 범람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선제적 통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단비인가, 재난인가
이번 비는 극심한 가뭄을 겪어온 남부지방에게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소방청이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했던 경남 지역에도 밤사이 비가 내려 해갈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요. 부산 북부와 김해 등에는 40mm 안팎의 강수량이 기록되며 땅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마른 지반에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오히려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산사태 취약지역 650개소와 해안 저지대 48개소 등에 긴급 예찰이 실시되었으며, 연휴 기간 산간 계곡과 야영장을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사고도 염두에 둔 조치입니다. 가뭄 해갈에 대한 기대와 산사태·침수 등 재난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셈입니다. 비가 그친 뒤에는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체감온도 33도 안팎의 무더위가 다시 찾아올 전망이라 폭염특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날씨 더 강해진다"
이번 집중호우의 이면에는 기후 변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오재호 부경대 명예교수는 13호 태풍 돌핀이 온대저기압으로 변하며 수증기를 끌어올린 것이 이번 폭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반경 5~10km 규모의 적란운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기습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질 위험이 계속된다고 설명했는데요.
기후학자들은 최근 남부지방에서 반복되는 폭염·가뭄·폭우의 연속을 지구온난화의 전형적인 패턴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기상 변화는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입니다. 현재의 댐과 저수지 중심 수자원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국가 차원에서 기후 전환에 대한 전반적인 대비책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