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개인적 관계의 경계
캐시 파텔 FBI 국장이 연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의 경호를 위해 특수기동대(SWAT) 요원과 정부 전용기를 동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올해 봄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차총회에서 윌킨스가 국가를 제창할 때 SWAT 요원 2명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몇 달간 내슈빌, 솔트레이크시티,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그녀의 공연과 정치 행사, 거주지 경호에 FBI 전술팀이 투입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트럼프 측근 피살 사건 후 긴급 임무를 수행한 요원들이 바로 윌킨스 경호에 재배치된 것은 이례적인 조치로 보입니다.
'내로남불' 의혹과 해명
파텔 국장은 정부 전용기 사용 문제로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8월 스코틀랜드 골프 여행, 텍사스 친구 방문, 펜실베이니아 레슬링 행사 관람 등 개인적인 일정에 정부 항공기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었는데요. 더욱 논란이 되는 점은 파텔 국장이 과거 전임 국장의 전용기 사용을 비판했던 경력입니다.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 중 개인 일정에 전용기를 사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그는 오히려 항공기 식별번호를 가리지 못한 직원을 경질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행보는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파텔 국장 측은 윌킨스가 수백 건의 살해 협박을 받아 보호 조치가 필요했으며, 전용기 사용과 경호 수준이 전임 국장들과 비슷하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현직 FBI 관계자들은 "고위험 임무를 수행하는 SWAT 요원을 연인 경호에 투입한 것은 전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합니다. 트럼프 지지층 내에서도 "정식 배우자도 아닌데 납세자 비용을 부담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행정부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
이번 논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최근 '엡스타인 파일 사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파텔 국장의 행동은 행정부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공공의 안전을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이 사적인 관계에 공적 자원을 사용한 것은 도덕적 해이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크리스토퍼 오리어리 전 FBI 대테러 담당 고위 당국자는 "리더십 경험, 판단력, 겸손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이미 윌킨스의 이동 내역을 열거하며 감독 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정치적 진영을 막론하고 공공 자원의 사적 사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파텔 국장이 에드거 후버 전 국장 이후 첫 미혼 FBI 국장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배우자 보호 관행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공직자의 윤리적 기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