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끌어올린 뉴욕증시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습니다. S&P500은 사상 처음 7,800선을 돌파했고, 나스닥도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랠리를 이끈 건 AI 관련주입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6조 달러에 근접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마벨은 2027~2028년 매출을 900억 달러로 전망하며 광통신주를 끌어올렸습니다.
상승 폭이 넓어진 점도 눈에 띕니다. S&P500 11개 업종 중 10개가 올라 2023년 12월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구글이 원자력 발전소 전력 확보를 위해 3.59GW 규모 계약을 맺으면서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가 15% 급등했고, 전력주가 AI의 간접 수혜주로 떠올랐습니다. AI 투자 열풍이 반도체를 넘어 전력·냉각·네트워크 인프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고용은 식고 물가는 뜨겁고
연준의 셈법은 복잡해졌습니다. 9월 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 위원은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이후 나온 지표는 정반대였습니다. 9월 비농업 일자리는 2만9천명 늘어나는 데 그쳐 예상치 9만명을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4.2%로 올랐습니다.
반대로 물가는 불안합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고, AI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전력 수요를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3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5.7%까지 치솟아 24년 만의 최고치를, 10년물도 5.36%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고용 둔화는 긴축을 멈출 명분을, 물가 상승은 계속 조일 명분을 던져주는 셈입니다. 시장은 10월 동결 가능성을 80% 안팎으로 보면서도 12월 인상 여부는 열어두고 있습니다.
온기 못 받는 코스피
이런 훈풍에도 한국 증시는 미지근합니다. 코스피는 7,000선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져 6,800선대로 내려섰고, 코스닥도 900선을 겨우 지키는 흐름입니다. 미국 증시가 최고치를 새로 쓰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원인은 외국인 자금 이탈입니다. 외국인은 9~10월 코스피에서 21조6천억원을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각각 5조2천억원, 12조원이 빠져나갔습니다. AI 성장세가 이어지는데도 메모리 가격과 HBM 수요가 언제 정점을 찍을지 불확실하다는 경계가 작용한 겁니다.
관건은 실적입니다. 13일부터 3분기 어닝 시즌이 열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애플이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도 외국인 순매수 회복의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