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를 뒤흔든 한마디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가 구글의 새로운 AI 모델 '제미나이3'를 2시간 사용한 후 "챗GPT를 버리겠다"는 선언으로 AI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3년간 챗GPT를 사용해 온 그가 단 두 시간 만에 전향을 결정한 것은 이번 모델의 성능이 얼마나 혁신적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선전이 아니라 AI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베니오프 CEO의 평가는 더욱 무게를 실리는 데, 세일즈포스는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AWS 등 다양한 AI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한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안드레이 카르파시 전 테슬라 AI 디렉터도 제미나이3를 "확실히 1군 LLM"이라고 평가하며 성능을 인정했는데요, 이처럼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가 일치하면서 제미나이3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구글의 숨은 무기, TPU
제미나이3의 놀라운 성능 배경에는 구글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TPU인데요, 구글은 2010년대부터 엔비디아 GPU의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PU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7세대 TPU가 제미나이3에 사용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TPU는 엔비디아 GPU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딥러닝에 필요한 행렬 연산에 특화된 '고속열차' 같은 설계로, 특정 AI 작업에서 압도적인 효율성을 보여주는데요. 이제 애플, 앤트로픽 등 AI 스타트업들도 TPU 사용을 고려하면서 엔비디아 독점 체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AI 업체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TPU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CUDA의 장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2004년부터 구축된 CUDA는 AI 연구원들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구글 TPU의 소프트웨어는 아직 성숙도 측면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GPU는 다양한 작업을 처리하는 '다목적 열차'라면, TPU는 특화된 작업에 최적화된 도구라는 점이 장점이자 한계입니다.
경쟁사들의 대응 전략
오픈AI는 제미나이3의 도전에 맞서 샘 올트먼 CEO가 단기적인 성능 경쟁보다 초지능 개발 등 장기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셜롯피트'라는 코드명의 신규 모델을 개발 중인 오픈AI는 구글의 우위가 일시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차세대 AI 모델 '클로드 오퍼스 4.5'를 출시하며 코딩, 에이전트, 컴퓨터 활용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SWE-bench 등 주요 코딩 벤치마크에서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API 사용료를 낮춰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메타도 연내 '라마 4.5' 출시를 계획하며 AI 모델 개발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는 오픈소스 추론 LLM 모델 '키미-K2-씽킹'을 공개하며 실리콘밸리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 모델이 GPT-5와 클로드 소넷 4.5 등을 능가한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AI 경쟁은 더욱 다원화되는 양상입니다.
AI 버블 우려와 향후 전망
이처럼 치열해지는 AI 경쟁은 군비경쟁 같은 양상을 띠면서 버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알파벳, 오라클,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경쟁적인 투자에 기반한 현상입니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조차 경쟁에서 지는 것보다 파산을 감수하겠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AI 주도권 확보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다만 현재 시장은 재무적으로 지속 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인데요, 진짜 문제는 과잉투자 그 자체보다 자금 조달 방식에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져 주식 발행에 의존할 경우,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입니다.
AI 산업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구글의 부상은 단순한 모델 경쟁을 넘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생태계 전체의 재편을 의미합니다. 엔비디아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TPU의 성장과 다양한 대안 모델들의 등장으로 AI 산업의 다극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