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 쏜 총탄에 무너진 가정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포터킷의 한 아이스링크는 16일 오후, 지역 고등학교 하키 경기로 북적였습니다. ‘시니어 나이트’ 행사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갑자기 ‘탕! 탕!’ 하는 총성이 경기장을 뒤덮었습니다. 총성은 약 6초 동안 13발이나 이어졌고, 선수들은 얼음판 위로 몸을 던져 엎드렸고, 관중석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 비극으로 범인을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태에 빠지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무차별적인 난사가 아니라, 특정 대상을 노린 ‘표적 범죄’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범인 로버트 도건(56)은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가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 중에는 그의 아내와 딸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소식은 이 사건이 단순한 총기 난사가 아닌, 가정 내에서 시작된 비극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시민의 용기와 끝나지 않는 총격의 악순환
혼란 속에서도 빛을 발한 것은 일반 시민들의 용기였습니다. 총성이 울리자마자 한 학부모가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에게 달려들어 제압을 시도했고, 이 덕분에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경찰도 이 시민의 신속한 대처가 참사를 확대하지 않게 한 결정적 역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용감한 행동이 있었음에도, 결국 희생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41번째 대규모 총격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더욱이 로드아일랜드주에서는 지난해 12월 브라운 대학교 캠퍼스에서 총격으로 1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고작 8km 떨어진 곳에서 또다른 비극이 반복된 셈입니다. 지역사회는 연이은 충격에 휩싸였고, 댄 맥키 주지사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심각한 상황임을 인정했습니다.
가정 불화에서 국가적 문제로
수사 당국은 범행의 직접적인 동기를 ‘가정 불화’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범인 도건은 성별 정체성과 관련된 법적, 가족적 분쟁을 겪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아직 구체적인 동기를 단정 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범인이 여장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왔고, 자신의 가족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 비극은 사적인 갈등이 극단적인 폭력으로 표출된 사례로 보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시간대—가족들이 모인 청소년 스포츠 행사—는 이번 총격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웠는지를 보여줍니다. 주 당국은 사건의 충격을 받은 학생과 가족들을 위해 심리 상담 및 지원 체계를 즉시 가동했고, 정신건강 지원 확대 방침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은 사후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학교, 쇼핑몰, 이제는 아이스링크까지 일상의 공간이 총격 현장으로 변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포터킷의 비극은 사적인 비극이지만, 동시에 미국 사회 깊숙이 뿌리내린 총기 폭력이라는 국가적 문제의 또 다른 징후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