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묶였던 9조 원, 이란 핵 협상의 첫 시험대로

헤연KI
12개의 관련 기사

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0일 오후 8:03

발행: 2026년 6월 20일 오후 3:02

요약 생성중...

미국이 카타르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 달러를 인도주의적 물품 구매에 한해 해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해당 자금은 과거 한국에 묶여 있던 원유 대금으로, 이번 조치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이후 첫 금융 유인책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구체적 양보를 조건으로 내걸며 한 푼도 주지 않겠다고 강조한 반면, 이란은 절박한 경제 상황 속 자금 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에 묶였던 9조 원의 긴 여정

미국이 카타르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 달러를 인도주의적 물품 구매에 한해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돈은 우리에게 익숙한 돈입니다. 과거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묶여 있던 이란산 원유 판매 대금으로, 약 9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2023년 바이든 행정부 시절 수감자 교환 합의를 통해 카타르 계좌로 옮겨졌다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다시 얼어붙었던 자금입니다.

이번 협의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 체결 이후 처음 추진되는 금융 유인책인데요, 전 세계에 묶인 약 1천억 달러의 이란 자산 중 일부를 해제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카타르가 직접 자금을 관리하며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란의 구매 내역을 투명하게 감시하고, 이를 향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합니다.

"한 푼도 안 준다"는 트럼프와 "절박하다"는 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측의 기싸움은 팽팽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이란에 단 10센트조차 주지 않을 것이라며 3천억 달러 지원설을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이란이 군사적으로 완전히 쇠퇴해 이제 끝났다고 평가하며 60일이라는 협상 기한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농축 우라늄 인도 같은 구체적 양보가 있어야 추가 자산 해제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이란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통화 가치 폭락으로 외화가 바닥난 절박한 상황입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오히려 미국이 절박해서 휴전이 성사됐다고 주장하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이란은 전 세계 동결 자산 중 240억 달러를 우선적으로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협상 진척 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감시 속 제한적 해제, 중동 긴장의 분수령이 될까

이번 60억 달러 해제 논의는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 정치적 신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타르를 중재자로 세운 점은 미국이 제재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틔워주려는 교묘한 설계입니다. 동시에 핵 프로그램 제한과 국제원자력기구 검증 수용 여부에 따라 혜택 범위를 조정하는 단계적 접근 방식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란이 핵 양보 전에 경제적 보상을 먼저 받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추가 군사 충돌을 막는다는 긍정적 분석도 나옵니다. 채텀하우스 중동 담당 국장은 이번 조치가 양국 간 긴장 완화의 정치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과거 한국 금융기관에 묶여 있던 이 9조 원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이란 핵 협상의 향방이 갈릴 수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