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만난 기적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차량이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수험생이 갇혔습니다. 시험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부모의 절박한 도움 요청에도 교통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웠죠. 마침 지나가던 견인차가 이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견인차 기사는 수험생을 태워 사고 현장을 벗어나게 했고, 이후 경찰이 50km 구간을 35분 만에 질주하며 시험장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었습니다.
이날 경찰의 도움은 다양하게 이어졌습니다. 시험장을 헷갈려 잘못 온 수험생,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학생, 버스를 잘못 탄 수험생까지. 서울에서만 230여 건의 지원이 제공되며, 전국적으로는 수송 지원, 경호, 수험표 전달 등 총 234건의 편의 서비스가 이루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12년간의 노력이 결실 맺는 중요한 순간, 반드시 시험장에 입실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든 이들의 마음이 모인 날
쌀쌀한 아침 공기 속에서 수험생들은 각자의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12년 동안 공부한 것이 한순간에 쏟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도, 그들은 후배들과 가족들의 뜨거운 응원에 힘을 얻었습니다. "수능 가자! 수능 대박!"이라는 함성과 함께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모습에서 한국 사회의 따뜻한 교육열을 엿볼 수 있었죠.
인천고등학교 앞에서는 이경진 씨가 첫 수능을 치르는 딸을 포옹하며 감격스러워했습니다. "공부한 대로 침착하게 최선을 다하라"는 아버지의 격려,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한 어머니는 "성적이 어떻든 상관없이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나이를 초월한 도전정신
가장 특별한 도전자는 78세 서해숙 씨를 비롯한 만학도 수험생들이었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의 60명에 달하는 고령 수험생들은 어린 시절 학업을 중단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배움에 도전했습니다. 서해숙 씨는 "나도 해봐야지"라는 각오로 새벽 4시에 일어나 시험장에 도착했고, "하늘이 부를 때까지 공부하고 싶다"는 포부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75세 김칠선 씨는 지하철 환승 어려움과 택시 부족으로 112에 도움을 요청해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오르는 진귀한 장면도 연출되었죠.
55만 명의 결전이 마무리되며
7년 만에 가장 많은 55만 4174명이 응시한 2026학년도 수능이 무사히 종료되었습니다. 시험장을 나서는 수험생들에게 쏟아진 박수와 격려는 그들이 느낀 해방감과 아쉬움을 위로했습니다. 유영재 군은 아버지 손을 꼭 잡으며 "시험이 끝났다는 게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가족들의 따뜻한 포옹 속에서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이날의 모든 지원과 응원은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수험생들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효원고등학교 앞에서 아들 유영재 군과 함께한 유병현 씨는 "맛있는 저녁을 먹을 계획"이라고 밝히며 소중한 관계의 가치를 일깨워주었죠. 8시간의 긴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이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