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에서 하루 17만 톤을 아끼는 법
SK하이닉스가 수자원 절감에 나서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누적 6억 톤의 수자원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요. 지난해까지 이미 3억 톤이 넘는 물을 아꼈고, 올해는 3억 2,900만 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는 하루 생활용수 55만 명분에 해당하는 규모로, 단순한 절약을 넘어선 치열한 기술 혁신의 결과입니다.
사실 반도체 공장은 물을 엄청나게 쓰는 곳입니다. 그만큼 폐수도 많이 나오죠. SK하이닉스는 이천사업장에서 폐수를 재이용해 하루 9만 4,400톤의 물을 다시 쓰고 있고, 청주사업장에서는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로 외부 하수처리수를 산업용수로 도입했습니다. 오존산화장치나 활성탄 같은 고도처리 공정을 적용해 오염물질을 줄이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과 에너지를 함께 푸는 새로운 원조
국내 기업이 수자원을 관리하는 기술력을 쌓아가는 가운데, 정부 기관들은 이를 개발도상국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물·에너지 융합 ODA 사업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는데요. 양 기관은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해 물 부족과 에너지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국가들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물과 에너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깨끗한 물을 얻으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물이 필요하죠. 이번 협력은 단순한 원조를 넘어 물·에너지라는 복합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고부가가치 융합 모델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국내 우수한 물·에너지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 역할도 기대됩니다.
지속가능한 물 관리,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SK하이닉스의 사례와 수자원공사의 ODA 협력은 겉으로 보면 다른 영역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물이라는 자원의 소중함을 기술로 지키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죠. 반도체 업계는 이미 물 재활용량을 2022년 대비 54%나 늘렸고, 정부 기관은 글로벌 물 문제 해결에 한국의 역량을 더하고 있습니다.
물 부족은 기후 변화와 함께 전 세계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국내에서는 산업계가 물 순환 기술로 대응하고, 국제사회에서는 융합형 ODA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이 모여 지속가능한 물 관리 생태계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물과 에너지를 아우르는 기술 협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