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UV 국산화와 그 한계
상하이마이크로전자가 자체 개발한 28나노미터급 DUV 노광장비를 본격 공급하면서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자립이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이 장비를 통해 SMIC 등은 자동차용 반도체나 전력관리반도체 생산에서 네덜란드 ASML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이 장비의 웨이퍼 처리량은 ASML 동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14나노미터 이하 첨단 공정에서는 여전히 큰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 및 다중 패터닝을 적용하면 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탓에 최첨단 AI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을 안정적으로 양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은 DUV 장비 판매는 물론 유지보수와 부품 공급까지 제한하는 MATCH 법안을 추진하며 중국의 기술 추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20배 수익과 풀스택 AI
이런 가운데 알리바바그룹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에 투자한 금액이 약 20배로 불어나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과거 순아트리테일 인수에서 실패를 겪은 뒤 경영권 인수 대신 소수지분 투자로 전략을 바꾼 알리바바는 1조 6천억 원을 넣어 5% 지분을 확보했고, 이제 그 가치가 3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투자 성공을 넘어 중국 AI 공급망 전반에 대한 알리바바의 판독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최근 즈푸AI와 문샷AI 같은 중국 내 주요 AI 모델사는 물론, 영상 생성 AI인 클링AI와 반도체 부품사, 나아가 로봇 개발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지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며 풀스택 AI 제공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데요. 반도체 설계와 제조, AI 모델, 콘텐츠, 하드웨어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의 초격차 전략
중국 기업들이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며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HBM 생산은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EUV 장비의 부재와 더불어 TSV 적층 기술, 발열 제어 및 신뢰성 확보가 필수적인 HBM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범용 메모리 비중을 줄이고 HBM4와 차세대 D램, 첨단 패키징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택과 용인 등 국내 생산 거점에 EUV 기반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요. 중국이 레거시 공정과 투자를 통해 공급망을 다지고 있다 해도, 14나노미터 이하와 HBM이라는 벽은 당분간 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의 투자 행보와 미국의 규제 강화가 어떻게 교차될지, 그 결과가 반도체 업계의 판세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