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1년 만에 내려진 구속영장 신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가 2026년 9월 7일, 무소속 김병기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습니다. 지난해 9월 시민단체 고발과 전직 보좌관의 진정으로 수사에 착수한 지 딱 1년 만의 조치인데요. 경찰은 김 의원의 혐의가 객관적인 증거로 충분히 소명되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영장 신청의 주요 근거로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번 영장 신청은 상당한 지연 논란 끝에 이루어졌습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김 의원을 7차례 소환 조사했지만, 이후 5개월간 신병 처리 방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5일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한 달 이내 신속 처리를 지시한 뒤에야 결론이 내려진 것입니다. 더구나 영장 신청 당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고범석 서울청장은 수사가 막바지라는 원론적 답변만 남기다, 간담회 종료 불과 4시간 만에 영장 신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치보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차남 특혜와 6,700만 원대 뇌물 혐의
이번 구속영장에는 총 5가지 주요 혐의가 적시되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김 의원이 차남의 숭실대학교 계약학과 편입과 중소기업 진우산전 취업을 청탁한 과정에서 특혜성 의정 활동을 약속한 뇌물수수 혐의입니다. 경찰은 차남이 실제 근무하지 않고 받은 급여와 업체가 지원한 대학 등록금 등을 합쳐 약 6,700만 원을 뇌물로 추산했습니다.
이 외에도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서 강선우 의원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업무방해 혐의가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국정감사에서 신라레저에 유리한 질의를 한 대가로 받은 500만 원 상당의 후원금과 대한항공으로부터 수수한 16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 역시 뇌물로 판단되었습니다.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혐의도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다만 공천헌금 3,000만 원 수수 의혹이나 빗썸·쿠팡 관련 취업 청탁, 장남의 외교 첩보 누설 의혹 등은 이번 영장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의혹들에 대해 일부 혐의는 인정되나 구속영장을 신청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불체포특권과 남은 절차
김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라 헌법상 불체포특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찰이 경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어야만 영장실질심사가 가능합니다. 물론 김 의원이 불체포특권을 자진 포기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며 지난 4월 "구속영장이 신청될 리가 있겠느냐"고 말한 바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1년간 불구속 상태로 수사가 진행돼 구속 사유가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영장 신청이 경찰에 대한 불신을 털기 위한 면피성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의 영장 청구 여부와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김 의원의 신병 확보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