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은 나빠졌는데, 증시는 왜 오를까
미국 7월 고용 지표가 예상을 깨고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만 3천 명 줄어들었는데요. 시장이 예상했던 8만 3천 명 증가와는 크게 어긋난 수치입니다. 다만 실업률은 4.1%로 소폭 내려갔습니다.
이런 고용 시장의 둔화 소식에 뉴욕증시는 오히려 환호했습니다. 7일 S&P 500 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다우지수와 나스닥도 함께 올랐습니다. 경기가 나빠졌다는 신호를 오히려 금리 인상 부담이 줄었다는 호재로 받아들인 겁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한껏 살아난 것입니다.
금리 걱정 줄자 살아난 기술주
금리 인상 기대가 한풀 꺾이자 기술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9월 금리 동결 확률이 크게 올랐고, 국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가 동반 내려가면서 성장주에 대한 매력이 되살아났습니다. 고용 시장의 삐걱거림이 오히려 연준의 손발을 묶어주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으로 돌아설 여유를 찾았습니다.
개별 종목별로는 차별화된 흐름이 두드러졌습니다. 실적 전망을 상향한 에어비앤비가 17% 넘게 급등했고, 스페이스X도 15% 이상 올랐습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는 각각 하락 마감하며, AI 칩과 메모리 사이의 온도 차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SK하이닉스 54조 투자와 남은 시험대
한국 시간 월요일이 되면 국내 증시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소식을 먼저 마주하게 됩니다. 이사회를 통해 용인과 청주에 총 54조 3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하면서, AI 메모리 수요에 대한 장기적인 자신감을 내비친 것인데요. 다만 첫 클린룸 가동은 2028년 말 이후로 예정되어 있어, 당장의 공급 급증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이번 투자 결정은 AI 수요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주주환원이나 자금 조달 부담을 놓고 시장의 시험대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장기적인 AI 수요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평가와 향후 물가 지표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특히 12일에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준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