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거대사의 야심찬 동반 성장
네이버와 두나무가 20조 원 규모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합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인수가 아니라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융합해 글로벌 금융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제휴의 성격이 강합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AI와 웹3라는 거대한 파도에 혼자 맞서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두나무와의 협력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고, 네이버는 두나무 창업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총 46.5%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이번 협력을 '팀 코리아'로 명명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천재 개발자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0조 원 투자와 글로벌 플랫폼 구축
양사는 향후 5년간 AI 및 웹3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소 10조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 금액이 '최소 투자액'이라고 강조하며 GPU 확보와 인재 양성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 융합을 통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이 핵심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AI 에이전트 기반의 M2M(기계 간) 결제 시스템 개발이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비서가 사용자를 대신해 호텔 예약이나 물건 구매를 처리하는 시대가 열리면, 복잡한 인증 절차가 필요한 신용카드보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가 더 적합한 수단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쇼핑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거나, AI가 분석한 최적의 타이밍에 코인을 매도해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집니다.
증권가의 엇갈린 시선
증권업계는 이번 합병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두나무 합병으로 꿈의 크기가 선명해졌다"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반면, 키움증권은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긍정론자들은 연간 1조 원의 잉여현금흐름 확보와 지배주주순이익 8% 증가를 예상하는 반면, 부정론자들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희석과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력 부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DS투자증권은 네이버의 연결 매출액이 1조 7천억 원, 영업이익이 1조 2천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반면 키움증권은 "네이버가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백본 경쟁력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상반된 평가는 합병의 성공 여부가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에 달려있음을 보여줍니다.
금가분리 원칙과 규제 장벽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금가분리' 원칙입니다. 2017년부터 시행된 이 규정은 금융사와 가상자산 업체의 협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가 전통 금융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으며, 규제당국이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합병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글로벌 정합성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며 예외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가상자산 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 심사와 주주총회 의결도 넘어야 할 관문입니다.
주식매수청구권과 향후 전망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두나무 주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행사 규모가 1조 2천억 원을 초과할 경우 계약 해제 가능성이 있어 당사자 간 협의가 필요합니다. 행사 기간은 내년 5월 22일부터 6월 11일까지이며, 주식교환 날짜는 내년 6월 30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규제 뉴스와 크립토 업황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과 토큰증권 시장 성장 등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어, 성공적인 합병이 이뤄진다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