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뒤 미국으로 향한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법원의 출국금지 명령을 어기고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는 10월 27일 비밀리에 브라질을 빠져나와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를 거쳐 28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도착했는데요. 30일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핍박이 예상보다 빨리 시작됐다"며 정치적 박해를 도피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는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면회한 뒤 경찰로부터 여권 무효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라질 수사당국은 선거운동 기간 보류했던 돈세탁 등 혐의 수사를 선거 직후 재개하고, 대법원 승인을 받아 출국금지 조치에 나섰습니다. 쟁점은 그가 법원 명령을 피해 이탈리아 여권으로 전용기를 탔다는 점입니다.
그는 "브라질을 떠난 게 아니라 브라질을 위해 떠났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출국 경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또 2030년 이전 대선 재출마 의사를 밝혀 향후 정치적 파장도 예고했습니다.
부정선거 주장과 외교 마찰
보우소나루 의원은 결선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투표 마감 시간이 두 시간 연장된 점을 문제 삼았지만, 양측 표 차이는 440만표가 넘었고 구체적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의 불복은 브라질 법원의 수사와 출국금지 조치가 이어지면서 해외 도피로 번졌습니다.
외교 파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그가 아르헨티나를 경유한 데 항의해 주브라질 아르헨티나 대사대리를 초치했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은 채 보우소나루 의원을 옹호했고, 양국은 대사를 소환한 상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라질 대선을 조작된 선거라고 비난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보우소나루 의원과 가족에게 비자를 발급했습니다. 반대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누군가의 뒷마당이 되지 않겠다고 맞섰습니다.
시장이 본 룰라 4선
룰라 대통령의 승리는 금융시장에도 즉각 충격을 줬습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을 점쳤던 헤지펀드들은 하루 만에 최대 32%의 손실을 봤고, 보베스파지수는 한 주에 약 18% 떨어졌습니다. 헤알화도 큰 폭으로 약세를 보였는데요.
시장의 우려는 룰라 정부가 재정 적자 축소보다 복지와 소비 진작에 힘을 쓸 수 있다는 데 모아집니다. 브라질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의 9%를 웃돌고,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의 83% 수준으로 거론됩니다. 개인 8400만명과 기업 930만곳이 빚을 연체한 상황도 부담입니다.
물론 룰라 정부가 어떤 재정 건전화 방안과 재무장관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장은 보우소나루 의원의 도피와 부정선거 논란, 외교 갈등이 겹치면서 브라질 정치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