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전복, 바다가 삼킨 예인선
2026년 9월 2일 오후 1시가 넘은 시점, 부산 오륙도 남동쪽 앞바다는 아수라장이었습니다. 286톤급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가 전복되면서 승선원 8명 중 1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된 건데요. 당시 배 위에서는 식당에서 요리를 하다가 갑자기 배가 뒤집히는 느낌을 받고 뛰쳐나왔다는 생존 선원의 증언이 전해졌습니다. 겨우 목숨을 건진 50대 인도네시아 선원은 컨테이너선 외부의 줄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탈출했고, 몸이 떨려 겨우 구조됐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 예인선은 부산항에서 출항한 지 얼마 안 돼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진 거대한 컨테이너선을 예인하려던 중이었습니다. 상대 선박은 라이베리아 선적으로, 총톤수가 6만 6천톤이 넘고 길이만 279m에 달하는 거대한 배였는데요. 이런 대형 선박을 끌고 가던 중에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깊은 바닷속과 거센 물살, 수색의 어려움
현재 부산해경은 실종된 6명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예인선이 수심 약 87m의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았다는 점입니다. 잠수대원이 선체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실종자들이 배 밖으로 빠져나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로 25km 세로 12km의 넓은 범위를 집중 수색 중입니다.
조류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실종자들이 바다로 표류할 수 있는 경로를 계산하고 있는데, 바다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강한 조류가 이어지면서 실종자들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운 겁니다. 밤이 되자 해경은 조명탄 270발을 투하하며 야간 수색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는데요. 깊은 수심과 빠른 조류가 구조의 가장 큰 적이 되고 있습니다.
끊어진 예인줄과 남은 의문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제기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예인줄이 순간적으로 큰 힘을 받아 끊어지면서 발생한 반동 때문입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갑자기 끊어지면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 전복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한국해양대 공길영 교수는 이 점을 지적하며, 예인선이 견딜 수 없는 수준의 반동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부산해경은 수사관 40명을 동원해 수사본부를 꾸렸고, 생존 선원과 컨테이너선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 직전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두 선박의 AIS 기록도 핵심 자료로 확보된 상태입니다. 실종자 6명의 생사 여부와 함께, 왜 이처럼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는지 밝혀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