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선고가 바꾼 판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2심 무죄 선고가 보수 진영의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잠잠했던 통합 논의가 다시 불을 뗀 건데요. '오이한'(오세훈·이준석·한동훈), '장한오'(장동혁·한동훈·오세훈) 같은 이름까지 등장하며 세력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에서 "당내에 반장동혁·비한동훈 정서가 다수"라며 의원들이 오 시장 쪽으로 모일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당 이미지와 대표 선수의 무게를 감안하면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오 시장이 평택·부산 등 지역 선거에서 상승세를 만들면 온건 보수와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만찬으로 이어진 '통합'의 실체
오 시장의 행보는 속도가 붙었습니다. 26일 한남동 공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14명을 초청해 만찬을 열고 "보수가 통합해 정치를 잘해서 국민께 희망을 드리자"고 말했는데요. 당초 27일로 예정됐던 두 번째 만찬은 강남 구룡마을 화재로 연기됐습니다.
다음 달에는 행정안전위·국토교통위·문체위 소속 의원들과 회동을 조율 중입니다. 서울시 감사를 진행했거나 세운4구역 재개발로 갈등을 빚은 상임위를 직접 찾아가겠다는 구상이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장동혁 대표를 만나 "상고를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한 장면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치공학보다 시정 성과로 신뢰를 쌓겠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입니다.
강성으로 가는 장동혁, 남은 숙제
장동혁 대표는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28일 올림픽공원을 찾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직접 설명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고, '올공 시민들이 만들어 준 당대표'라며 강성 노선을 다졌습니다.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장수 당대표' 타이틀을 앞세운 겁니다.
양측은 아직 수면 아래서 견제하는 단계지만, 오 시장이 친오계를 규합하면 당권 경쟁은 충돌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통합 논의가 외연 확장에 머물러 국정 실패에 대한 반성이나 보수의 가치 제시가 빠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름만 앞세운 연대가 실제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험대는 내년 전당대회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