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
2026년 7월 마지막 주, 코스피는 유례없는 요동을 보였습니다. 사흘간 17% 이상 급락하며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더니, 7월 31일 하루 만에 17.91%라는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는데요. 지수는 6595선에서 마감하며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개별 종목들의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습니다.
이번 폭발적인 반등은 시장을 짓눌렀던 3대 리스크가 동시에 해소된 결과입니다. AI 설비투자의 지속성이 확인되고 반도체 고점 통과 우려가 잦아지면서 강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죠. 특히 미국 레버리지 펀드 강제 청산으로 쏟아졌던 악성 매물까지 상당 부분 소화되면서 지수는 급반등했습니다.
AI 훈풍에 삼성·SK 일제히 상한가
반도체 대형주들의 활약이 이번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삼성전자는 26.81% 급등했고,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삼성전기는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견조한 실적, 애플의 메모리 수급난 관련 발언이 AI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준 겁니다.
산업 구조 재편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두산은 약 2조 3000억 원에 SK실트론 지분 70.6%를 인수하며 웨이퍼부터 기판 소재, 후공정 테스트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했습니다. 초과이익공유제 언아웃 구조를 적용해 인수 리스크를 관리한 점도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죠.
일본의 반도체 육성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2040년까지 370조 엔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ACE 일본반도체 ETF의 1년 수익률은 88.94%에 달했는데요. 라피더스의 2나노 공정 양산과 TSMC 구마모토 공장 증설이 맞물리며 동아시아 반도체 지형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실적 확인된 종목만 웃었다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도 시장의 취향은 확실했습니다. 실적이 입증된 종목은 강세를 이어갔고, 기대감만으로 올랐던 종목은 혹독한 조정을 받았죠. HD현대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2.2% 폭증한 4조 1246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부문 고른 성장을 보였습니다. 금호타이어도 북미와 유럽 매출 호조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18% 넘게 상승했고, LG생활건강은 닥터그루트 중심의 북미 사업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87.5% 급증하며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두산퓨얼셀은 509억 원의 영업적자로 전환하며 42% 넘게 급락했고, HD현대마린엔진은 납품 일정 조정으로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돌며 26% 하락했습니다. 국제 유가 상승 기대감으로 부각됐던 에너지주들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실적 중심의 차별화 장세를 확인시켜 줬습니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9월부터 이어질 빅테크들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변동성은 여전히 클 수 있지만, 기업의 실적이 가격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