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에 아파트가?
2026년 8월,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 도로가 하얀 근조화환으로 뒤덮였습니다. 정부가 이곳 부지를 수도권 주택 공급 대상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이 공원 보존을 외치며 강력하게 반발한 겁니다. 용산공원은 단순한 빈 땅이 아니라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국민의 자산입니다. 이곳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 일부로, 축구장 42개 규모인 약 3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자랑합니다. 과거 군사 보호구역 규제가 풀리면서 정부는 주택 공급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고, 이르면 다음 주 중 구체적인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지역 주민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용산구 주민 모임은 300개가 넘는 근조화환을 내걸며 주택 공급 계획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주민들은 공원을 개발 대상이 아닌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으로 보고 있으며, 교통과 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정주 여건 악화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서울시, 다른 해법을 내걸다
정부는 집값 안정과 공급 절벽 해소를 위해 기존 사고방식을 벗어난 과감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내 그린벨트와 군부지, 도심 유휴 공공부지까지 활용해 수도권 5만 가구 이상의 주택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의 녹지를 훼손하며 아파트를 짓는 일에 1cm라도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오 시장은 기후변화 시대에 도심 녹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용산공원을 미래세대의 자산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가 세운 '지상 건물 설치 금지' 원칙을 언급하며, 이번 계획은 국가적 철학을 뒤집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대신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면 대규모 공급이 가능하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여당 측은 서울시가 재건축과 재개발에만 몰두하면서 정부의 공급 대책을 가로막고 있다고 질타하며, 양측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법적 장벽과 미래의 과제
용산공원 부지 개발은 단순한 의견 대립을 넘어 법적·기술적 장벽도 안고 있습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상 미군기지 반환 부지의 용도 변경이나 처분이 금지되어 있어,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나 공원조성지구 분리 등 복잡한 절차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반환 부지의 토양 오염 조사와 정화 작업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절벽으로 시장이 불안정한 만큼, 민관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국민 수용성이 높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대립이 단순한 이념 싸움을 넘어 서울의 미래 도시 정책 방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백 년 뒤에도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숫자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주민이 함께 숙의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의 과정이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