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와 물량의 대결
6·3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시장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정비사업 속도'에 방점을 찍었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공급 물량'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정책 대결에 돌입했는데요.
정 후보는 정비사업 기간을 기존 15년에서 10년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본계획·정비구역 지정,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을 한 번의 총회와 인가로 처리하는 '착착개발' 방식을 제안하면서입니다. 정 후보는 "현재의 절차는 너무 길고 복잡해 주민들이 지친다"며 인허가 간소화를 강조했습니다.
반면 오 후보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착공하고, 2035년까지 37만7000가구를 준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면서도 물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오 후보는 "공급이 부족하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물량 공급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날 선 비판과 비유
두 후보 사이의 공방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정 후보 측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을 네 번 역임하는 동안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표류했다며 "오래되기만 했지 맛없는 식당"에 비유했습니다. 정 후보는 "확실한 맛집을 선택할지, 오래된 식당에 계속 갈지는 시민의 혜안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오 후보는 이에 맞서 정 후보를 '과대포장 후보'라고 지칭했습니다. "포장 뜯어내니 과대포장이 드러난다"며 정 후보의 정책적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오 후보는 정 후보가 강조하는 '속도'가 실제로는 검증되지 않은 공약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설전은 단순한 인신공격을 넘어 유권자들에게 각 후보의 정책 차이를 명확히 전달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의 약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공약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죠.
구체적 정책 경쟁
두 후보는 부동산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원오 후보는 '반려가족 행복수도 서울'을 내걸고 유기동물 입양 가정에 최대 25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려동물 진료비의 투명성도 높이겠다는 계획인데, 이는 최근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 추세를 반영한 정책으로 보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교통혁신 5종 세트'를 제시했습니다. 2037년까지 7개 도시철도 노선을 순차적으로 완공하고, 무선 통신 기반 열차제어 시스템(CBTC)을 도입해 출퇴근 지하철 배차 간격을 2분 수준으로 단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기어를 7~8단으로 교체하는 세부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오 후보는 "서울의 교통 혁신 없이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후보 모두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정책 대결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지율이 박빙인 상황에서 부동산 정책과 생활 밀착 공약이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