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원인 두고 빙하호와 기반암 붕괴 설 엇갈려, 기후 위기가 키운 재난

경조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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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4일 오전 10:23

발행: 2026년 9월 3일 오후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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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과 티베트 접경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로 인한 대홍수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빙하호 형성과 기반암 불안정성 등 원인 해석이 엇갈리고 있으나, 모두 기후 위기와 연관이 깊다고 보고 있습니다. 히말라야와 안데스를 중심으로 빙하 융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AI와 위성을 활용한 조기 경보 체계 마련과 함께 한국 내 저지대 대피 계획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리슐리강을 덮친 물보라, 수천 명의 생명을 삼켰습니다

지난 8월 26일, 네팔과 티베트 접경의 히말라야 산맥에서 시작된 재난이 하류 지역을 참혹하게 짓눌렀습니다. 해발 약 5,200m 지점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리면서 규모 5.2에 해당하는 진동이 발생했고, 이 잔해물이 강을 막았다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초당 1만 1천 톤의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이 홍수로 양국에서 사망자 1,225명, 실종자 4,757명이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참사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이 유럽우주국의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붕괴 일주일 전부터 빙하와 암석의 이동 속도가 가팔라지고 기반암에 균열이 확산되는 징후가 이미 포착되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단서가 있었지만, 기존 감시 체계가 이를 미리 알아채지 못한 겁니다.

원인을 두고 엇갈리는 전문가들의 시선

이번 재해가 빙하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주변 지형의 불안정성 때문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리고 있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약 2,000만 톤 규모의 빙하호가 단기간에 형성되었다가 2차 붕괴로 터지면서 엄청난 유량이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오스트리아 그라츠대학과 캐나다 캘거리대 연구팀은 장기적인 경사면 불안정성이 주된 원인이고, 빙하 융해는 마지막 방아쇠에 불과했다고 봅니다. 사실 두 해석 모두 기후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합니다. 히말라야 지역은 최근 60년간 빙하 면적이 24% 줄고 소규모 빙하 7천여 개가 사라졌으며, 공기 중 블랙카본이 빙하 표면을 검게 덮어 햇빛 반사율을 떨어뜨리는 등 융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블랙카본은 대기에 오래 머무르지 않아 전기차 전환이나 재생에너지 확대처럼 배출을 줄이면 비교적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되는 대목입니다.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과제

네팔의 참사는 지구 반대편 안데스 산맥에서도 같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페루에서는 최근 60년간 고산 빙하의 59%가 사라지면서 8,500개의 빙하 호수가 생겨났고, 이 중 500개 이상이 범람 위기에 처했습니다. 물론 한반도에는 빙하가 없지만, 기후 위기가 초래하는 극단적 상황에 대한 대응은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국내 하천 주변 저지대와 지하 공간을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대피 계획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고,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은 레이더 위성과 AI를 결합해 미세한 지형 변화를 상시 감시하는 체계를 제안했습니다. 이제 기후 재난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불행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안전 문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