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과 회담 사이, 엇갈린 신호
우크라이나 남부 올레시키를 둘러싼 인도주의적 휴전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10월 27일 새벽 발효된 휴전은 30시간 넘게 위반 사례 없이 유지됐고, 우크라이나 협상단장과 러시아 연방 인권위원 모두 이를 확인했습니다. 휴전은 11월 1일까지 이어지며 헤르손주 일부 지역으로 범위도 넓어졌는데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중재로 시작 시점이 이틀 앞당겨지고 적용 지역도 확대됐다는 설명입니다.
도시에는 아직 2천 명가량의 주민이 남아 있습니다. 식량과 식수, 의약품이 모자라 일부는 비둘기를 잡아 연명한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양측은 물자 전달 뒤 대피 통로를 열 계획이지만, 드니프로강을 건너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보니 크림반도를 경유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11월 초 회담, 날짜부터 엇갈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헤이그에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실무회담을 11월 6일에서 10일 사이에 열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네덜란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자리였는데, 장소로는 아부다비가 유력하되 중동 정세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1월 10일을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죠.
크렘린 반응은 조심스럽습니다.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은 정확한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날짜가 정해지면 알리겠다는 입장만 내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유동적인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들을 협상 테이블에 초대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의제로는 에너지 시설과 해상 공격 중단, 포로 교환, 억류 민간인 석방과 아동 송환이 꼽힙니다. 영토 문제는 정상급 회담에서만 다룰 수 있다는 것이 젤렌스키의 입장입니다.
남은 변수들
회담을 향한 압박은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핀란드 대통령과 노르웨이 총리가 푸틴과 젤렌스키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중재에 나섰고, 네덜란드는 5억 유로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같은 나라가 향후 3년간 재건과 비군사 분야에 12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한 것과는 별개의 결정입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와 종전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수단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는 푸틴을 소비에트적 인물로 규정하며 우리가 미국보다 러시아를 더 잘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제안한 비무장지대와 영토 교환 구상은 논의할 수 있지만, 사전 문서나 비공식 협의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변수는 또 있습니다. 젤렌스키는 중동 정세 탓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공급이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달에만 35기를 썼는데 월평균 지원량은 12기에 그쳤고, 다른 나라에서 조달한 23기는 미국 승인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휴전 구역 밖에서는 하르키우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고, 불가리아 해안에서는 화물선이 해상 드론에 피격되기도 했습니다. 회담 날짜가 확정되기 전까지 현장의 긴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