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AI로 뛰어든 한국, 3년 골든타임 건다
정부가 대한민국을 '피지컬 AI 1강'으로 도약시키겠다며 범부처 차원의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로봇과 제조 현장에서 직접 움직이며 판단하는 이른바 '움직이는 AI'를 3년 안에 집중 육성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인데요. 이번 전략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에 기술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풀스택 생태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마련된 이 전략은 데이터와 기술, 확산, 생태계라는 4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경남과 전북 등 지역 제조 현장을 거점으로 삼아 데이터 종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모델이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1조 4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며, 궁극적으로는 제조뿐 아니라 국방과 돌봄, 농업까지 피지컬 AI를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데이터 확보가 관건, 풀스택 국산화에 박차
피지컬 AI 구현의 가장 큰 난관은 행동 데이터 부족입니다. 텍스트 AI와 달리 로봇 학습에는 실제 움직임에 대한 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한데, 수집 비용이 수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고 절대량도 턱없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실제 현장 데이터와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합성 데이터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택했습니다. 범정부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제조와 모빌리티, 농업 현장의 특화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월드모델, 온디바이스 컴퓨팅 플랫폼 이른바 3대 공통 기반 기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LG전자와 마음AI, KT, 카이스트, 서울대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월드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아우르는 국산 풀스택 체계를 갖춰 나가려고 합니다.
메가프로젝트의 그림자, 전력과 환경 논란
피지컬 AI 전략은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와 맞물려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35년까지 총 18.4GW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과정에서 전력과 수자원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총 전력은 24.7GW로, 이는 최신 대형 원전 18기를 새로 짓는 규모와 맞먹습니다. 문제는 이런 막대한 전력 수요가 정부의 탈석탄 공약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환경단체는 구체적인 기후 대응 전략 없이 무작정 산업 육성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수자원 측면에서도 하루 65만 톤의 공업용수가 필요하다는 계획이 나오면서 지역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댐 용수와 하수 재처리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용수 재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