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공격이 드러낸 안보 공백
사우디가 준비한 테니스 대회 '식스 킹스 슬램'이 리야드 공항 공격 여파로 12월로 연기됐습니다. 주최 측은 운영상 어려움을 공식 이유로 들었지만,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결정적 배경으로 꼽힙니다. 막대한 상금과 화려한 출전진만으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난 겁니다.
사우디는 최근 테니스 투자를 빠르게 늘렸습니다. 국부펀드가 ATP와 WTA에 잇달아 손을 댔습니다. 스포츠로 위상을 높이려는 전략이 뚜렷하지만, 지역 안보가 흔들리면 대회 개최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취약점도 드러났습니다.
군대의 외형과 실제 전투력
사우디의 안보 불안은 군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2015년 예멘 내전 개입 이후 후티반군의 게릴라전에 고전했고, 정규군과 왕실 직속 국가방위군은 내부 견제와 숙청 탓에 통합 작전이 쉽지 않았습니다. 병력의 학력 수준과 장교 선발 방식도 실전 능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고학력 비율이 2%에 그치고, 장교 선발에서는 전술보다 왕실 충성심과 혈연이 중시된다는 겁니다.
무기 도입도 능력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2017년 사드 포대를 들여왔지만 운용 인력 부족으로 첫 실전 가동까지 8년가량 걸렸습니다. 비전 2030은 무기 국산화 50%를 목표로 하지만, 미국 지원에 기대는 인식이 남아 자주적 방어 역량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비전 2030의 시험대
사우디의 스포츠 확장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비전 2030의 핵심 축입니다. 그러나 WTA 파이널스 유치 과정에서는 여성 인권과 소수자 권리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고, 스포츠워싱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자본으로 이미지를 바꿀 수는 있어도 안보와 인권의 공백까지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습니다. 방위병 출신 국방장관 임명 논란과 사관학교 통합 논의, 기초 장비와 훈련 부족 문제가 겹치면서 군의 실전 대응력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북한의 화력 강화와 미사일 위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를 앞두고라면 외형보다 실제 전투 역량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사우디 사례는 투자와 위상이 안보의 기초를 대신하지 못함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