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은 조용히, 물밑 움직임은 뜨겁게
6·3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3일부터 전국에서 시작됐습니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소 설치나 명함 배부 같은 제한적 선거운동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첫날 전국적으로 등록이 활발하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이는 많은 예비후보들이 당내 경선 절차나 정치적 판세를 살피며 등록 시기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서울과 부산 같은 주요 대도시에서는 이미 격전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박홍근, 서영교, 박주민 등 현역 의원 5명이 출마를 선언했고, 부산에서는 전재수 의원이 해양수산부 이전 공로를 내세우며 나섰습니다. 국민의힘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5선 도전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3선 도전을 축으로 사수전을 준비 중입니다. 반면 충북 같은 지역에서는 상황이 사뭇 다릅니다. 첫날 더불어민주당 신용한 부위원장과 국민의힘 윤희근 전 경찰청장 단 두 명만 등록했을 정도로 표면은 조용합니다.
지역별로 다른 전략, 공통된 고민
조용한 표면 아래에서는 오히려 물밑 활동이 활발합니다. 충북의 경우, 한범덕 전 청주시장은 출마 선언과 동시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노영민 전 비서실장과 송기섭 군수도 연휴 이후 등록을 검토 중입니다. 국민의힘 측도 조길형 충주시장이 설 연휴 뒤 등록할 예정이며, 현역 김영환 지사는 사법리스크와 선거 구도를 따져보며 결정할 방침입니다. 이처럼 예비후보 등록을 서두르지 않는 건, 조기 등록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등록만 하면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공식적인 표적이 되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인천에서는 또 다른 양상이 펼쳐집니다. 개혁신당 이기붕 시당위원장이 시장 선거에 첫 등록하며 ‘제3의 선택’을 내걸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교흥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각각 경제인, 어업인 간담회를 열며 출마 신호를 보내고 있고, 국민의힘 유정복 현직 시장은 연두방문으로 현안 해결에 매진하며 3선 도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에서도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각각 후보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본격적인 전쟁은 이제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는 건 이제 선거 전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20일에는 시장·도·시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내달 22일에는 군수·군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라 시작됩니다. 이에 따라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전국 각지에서 본격적인 선거 분위기가 조성될 전망입니다.
대구와 경북 같은 전통적 보수 지역에서는 오히려 출마 희망자들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장에만 주호영, 윤재옥, 추경호 등 현역 의원 5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입니다. 경북지사 선거도 이철우 현 지사의 연임 도전과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부총리 등이 맞붙을 구도가 점쳐지고 있죠. 이처럼 지역별로 정치적 색깔과 구도에 따라 예비후보들의 전략과 행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후보들이 공히 고민하는 건 당내 경선과 본선의 힘 배분입니다. 너무 일찍 나서면 지치기도 하지만, 너무 늦게 나서면 주도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등록 첫날의 비교적 조용한 출발은, 사실 그 뒤에서 치열한 계산과 준비가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120일 뒤를 향한 긴 마라톤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