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핵심 IT 인프라 화재, 데이터 소실·시스템 마비 사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중앙부처의 행정 시스템이 광범위하게 마비되고, 수십만 명의 공무원 업무 자료가 소실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26일 5층 전산실에서 시작된 이번 화재는 정부의 핵심 IT 인프라인 647개 시스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사고로 중앙부처 공무원 약 75만 명이 사용하던 G드라이브에 저장된 858TB 규모의 업무 자료가 전소되어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G드라이브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공무원들의 정책 및 업무 자료를 중앙 집중식으로 관리하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화재 당시 이 시스템은 외부 백업 없이 전산실 내에 백업 데이터가 보관되어 있어, 재난 발생 시 막대한 피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복구율 15%대에 그쳐…수주 소요 전망 속 총력전
사고 발생 엿새째인 10월 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전체 647개 시스템 중 101개가 복구되어 15.6%의 복구율을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총 700여 명의 공무원 및 전산 인력을 투입하여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차관이 현장상황실장을 맡아 복구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업무 영향도가 큰 1등급 시스템 복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 21개의 1등급 시스템 중 절반 이상이 복구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전소된 5층 7-1 전산실에 있던 96개 시스템은 대구센터로 이전되어 민관협력 클라우드 환경에서 복구 중이며, 이들 시스템의 완전 복구에는 한 달 가까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국민신문고', '국민비서', '문서24' 등 주요 민원 서비스는 복구에 2주에서 4주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냉각탑 고장·백업 부재…피해 키운 복합적 요인
화재 자체뿐만 아니라, 이번 사고의 피해를 더욱 키운 복합적인 요인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5층 전산실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열기와 연기가 옥상 냉각탑의 컨트롤 패널을 손상시키면서, 건물 전체의 항온항습 시스템이 중단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전산실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정보 시스템의 추가적인 손실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서버 가동을 중단하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만약 화재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2~4층 전산실의 냉각탑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해당 전산실에 보관된 시스템의 49%는 가동 중단 없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G드라이브의 외부 백업 부재와 함께, 재난 상황 대비 시스템 관리 및 옥상 냉각탑에 대한 열 차단 안전 장치 미흡 등 전반적인 시스템 관리 체계의 허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부, 신속 복구 총력…야당은 ‘축소·은폐’ 의혹 제기
정부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구 현황을 상세히 알리고, '개인정보 노출대응시스템' 복구, 민원 서비스 대체 접수 방안 마련, 우체국 쇼핑몰 입점 소상공인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미싱·피싱 범죄 주의를 당부하는 등 2차 피해 방지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부 발표의 신뢰도와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발표하는 현장 인력 규모나 복구 시스템 수치가 오락가락하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화재 원인 규명에 핵심적인 감리업체의 현장 상주 여부조차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 축소 및 은폐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과거 국정자원 원장이 행정망 마비 당시 소극적 대응으로 경고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IT 시스템 관리 능력 전반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및 과제
이번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는 향후 정부의 IT 시스템 재난 대비 태세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점검 및 개선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소된 시스템의 완전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복구 작업과 더불어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