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의 양면성, 시장은 왜 흔들리나
최근 AI 투자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였습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기업들의 시가총액에서만 1,200조 원이 증발했는데요. 특히 알파벳은 7%, 테슬라는 15%나 급락하며 시장의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줬죠. 하지만 정작 기업들의 행보는 정반대입니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크게 늘려 300조 원대로 확장했고, 오픈AI 역시 2030년까지 투자 규모를 7,5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시장은 두려워하지만, 기업들은 AI 인프라 전쟁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는 겁니다.
알파벳의 반격과 클라우드 폭발 성장
이런 상반된 흐름 속에서 알파벳은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위기론에 선제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매출이 1,198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고, 특히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나 급증한 248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CFO는 여전히 AI 컴퓨팅 인프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런 강력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알파벳은 2,420억 달러의 막대한 현금을 무기로 삼아 경쟁사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미나이 3.5 프로의 출시가 늦어졌음에도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B2B 생태계의 락인 효과 덕분에 기업 고객 이탈은 미미했고,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유료 활성 사용자는 전 분기 대비 40% 급증했죠. 여기에 자체 AI 칩인 TPU를 외부 고객에게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며, 메모리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를 한풀 꺾었습니다.
천문학적 투자의 그림자와 남은 과제
하지만 이면에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재무적 부담이 존재합니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로 인해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59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004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알파벳을 포함한 주요 5개 빅테크 기업의 2027년 설비투자액이 잉여현금흐름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 오픈AI가 조지아주에 3.2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등 인프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결국 이제 AI 시장은 기술력만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의 자본력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알파벳의 주가는 Forward P/E 약 25배 수준에서 거래되며, 강력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저평가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남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컨퍼런스 콜 결과에 따라 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