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1100포인트 증발
2026년 7월 30일, 국내 증시가 또다시 하락 마감했습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2% 내린 5,594에 거래를 종료했는데요. 장중에는 430포인트 넘게 출렁이며 6,000선 턱밑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사흘 동안 코스피는 총 1,162포인트가 빠지며 17%라는 경이로운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7월 한 달간에만 34%가 하락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죠.
개인들의 패닉 셀이 극에 달했습니다. 이날 코스피에서만 1조 4,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이틀간의 총 순매도 규모는 3조 4,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1조 5,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습니다. 덕분에 원-달러 환율은 9.3원 내린 1,437.4원까지 내려갔죠.
AI 광풍과 빚투가 만든 거품
이번 폭락의 뿌리는 지난 몇 달간 쌓인 과열에 있습니다. 상반기 최대 38조 원까지 불어난 신용융자와 5월 도입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투기 심리를 자극했는데요.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는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규모에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라, 메타 등의 자본 지출 우려가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장중 8% 넘게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결국 1.2% 하락한 20만 원대에서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6.3% 밀린 130만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밀리는 모습은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깊은 의심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우리은행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위험 관리 차원의 매도 욕구와 손익 확정 심리가 겹치며 매도 병목이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바닥 논쟁과 금융당국의 규제
시장의 변동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를 내놓았습니다. 개인별 투자 한도를 총자산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31일부터 예탁금 기준을 현금 3천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런 조치가 단기적 변동성을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바닥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은 비이성적 폭락이라고 진단했는데요.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5,700~5,800선에서 안착하면 8,200선, 나아가 9,300선까지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대로 픽텟자산운용 이영재 선임투자매니저는 한국 증시를 도박과 같은 상황으로 규정하며 기관 투자 유입이 어렵다고 경고했죠. 결국 외국인의 저가 매수가 지속될지, 아니면 개인의 패닉 셀이 더 이어질지에 따라 단기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