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진 충돌
미 중부사령부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의 무인수상정을 나포하려던 이란 소형 선박 2척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지난 14일 밤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벌어졌는데요. 미군은 드론에서 미사일 2발을 발사해 선박들을 파괴했고,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포 대상은 약 7.6m 길이의 소형 무인정 세일드론입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해상 교통 감시를 목적으로 수년째 이 지역에서 세일드론을 운용해 왔다고 설명했는데요. 무인정에 쓰인 기술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상용 기술이라 민감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어선인가, 나포 시도인가
이란 측 주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라라크섬과 반다르 카르간 인근에서 어선 두 척이 드론 공격을 받아 어부 여러 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는데요. 안보 담당 부지사는 미군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며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무인정 나포를 시도한 것이라며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입장입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한쪽은 군사 작전, 다른 쪽은 민간인 피해로 규정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파나마 선적 유조선 엘가이아호의 피해 원인을 두고도 IRGC는 기뢰 충돌을,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높아지는 긴장, 흔들리는 원유 수송
이번 충돌의 배경도 복잡합니다. 이란은 일주일 전 작전 중 고장으로 멈춘 미국 안두릴 사의 자율무인잠수정 다이브-LD를 확보했는데요. 최대 10일간 독자 작전이 가능한 장비인 만큼, 역설계를 통한 자체 무기 개발 우려가 제기됩니다.
최근 홍해에서 후티 반군과의 전투가 격화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운반선을 크게 늘렸습니다. 이에 미군과 걸프 국가들은 야간에만 하던 유조선 호위 작전을 주간까지 확대해 하루 평균 40척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은 하루 약 1400만 배럴로, 전쟁 이전의 2000만~2100만 배럴에서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5분의 1을 책임지던 길목인 만큼, 양측의 충돌이 이어질수록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에 미칠 파장도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