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900mm 넘은 기록적 폭우
2026년 광복절 연휴 기간, 경남 남해안 일대가 유례없는 폭우에 휩싸였습니다. 특히 경남 거제시에는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누적 강수량이 916.1mm에 달했는데요. 이는 평년 여름철 전체 강수량의 98%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수치입니다.
이러한 극한 상황 속에서 17일 새벽 4시 23분경,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저층부가 붕괴하고 토사가 유입되어 주민 115명이 인근 성지중학교로 긴급 대피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지축을 흔드는 굉음에 불안에 떨었고, 일부는 직접 잔해 속 가족을 구조하기도 했습니다.
인근 지역에서도 강수량 기록이 속출했습니다. 통영은 하루 동안 454mm의 비가 내려 1968년 관측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고, 부산 가덕도에서는 시간당 101.5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기상청은 이번 폭우가 2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의 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침수와 붕괴로 멈춘 일상
인명 피해 외에도 곳곳에서 재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거제시 둔덕면의 낮은 지대 농경지는 물에 완전히 잠겼고, 약 2m 높이의 창고는 지붕만 겨우 보일 정도로 침수되었습니다. 간헐적인 강우가 이어지면서 물 빠짐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심 피해도 심각했습니다. 옥포동 상가 일대는 흙탕물에 덮였고, 인도가 무너지고 상가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도로 곳곳이 패이고 침수되면서 차량들이 뒤엉키고 교통이 마비되자 경찰이 현장에 투입해 통행을 안내했습니다. 또한 거제면 남정마을에서는 교량 주변 아스팔트가 파손되어 지반이 드러나고 가로등까지 기울어져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남부 지방 전역에서는 정전과 침수 등 2,300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특히 산사태가 난 아파트 옆 동 주민들은 유사한 옹벽 구조를 이유로 추가 붕괴에 대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복구 작업과 남은 과제
피해가 잇따르자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18일 경남 수해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관계 기관의 신속한 복구와 실질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이재민들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는 아직 그치지 않았습니다. 기상청은 18일 오전 1시 45분경 경남 통영 지역에 호우주의보를 추가로 발령했습니다. 계곡이나 하천물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어 추가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장에서는 중장비 진입이 어려워 복구 작업이 더딜 뿐 아니라, 출입 통제로 인해 필수 약품조차 챙기지 못한 주민들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피해 복구와 주민들의 일상 회복은 당분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