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길에 나타난 곰들, 사고 역대 최다
일본 전국에서 여객 열차와 곰이 부딪히는 사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JR 노선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은 157건에 달했는데요. 이는 불과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1.9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JR 동일본에서 74건, JR 홋카이도에서 57건으로 집중되었고, 아키타현에서는 단 2분 사이에 상하행 열차가 여러 마리의 곰과 잇따라 충돌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곰 개체 수가 늘면서 곰 분포가 적은 시코쿠와 규슈를 제외한 거의 전 지역에서 위험이 확산되고 있는 셈입니다.
사체 앞에 선 작업자들의 고충
사고가 잦아지면서 가장 큰 걱정은 선로 보수 작업자들의 안전입니다. 열차가 곰과 충돌한 뒤에는 사체를 치우고 운행을 재개해야 하는데, 죽은 곰 주변에 다른 곰이 대기하고 있거나 사체가 아직 살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작업자가 섣불리 접근했다가 공격당할 위험이 매우 커서, 사고 처리가 지연되고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키타현에서 발생한 사고처럼 짧은 시간에 다수의 곰이 출몰하면 현장 대응은 더욱 어려워지고, 작업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기계와 로봇이 대신 나서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본 철도 업계는 기술적인 해법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습니다. JR 홋카이도는 열차 보수용 차량의 크레인을 활용해 작업자가 직접 사체에 접근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곰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용 기계를 개발했습니다. 해당 장비는 도내 4곳에 배치되어 연간 약 10차례 운용되며, 인명 피해를 막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JR 동일본 아키타 지사도 기존 개방형 궤도 자전거 대신 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도록 트럭을 개조해 레일 위를 주행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카메라와 센서를 탑재한 자율주행 원격 조종 선로 점검 로봇을 개발 중인데요. 이 로봇은 사람 대신 선로 주변을 살피고 곰 출몰 여부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작업자의 안전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이런 장비들이 더 널리 보급되고 현장에 정착된다면, 곰과 사람이 마주치는 위험한 순간을 상당 부분 줄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