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에 주택을 짓겠다고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용산공원 일대를 활용한 주택 공급 확대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19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는 용산공원 주변 산재 부지와 기능이 상실된 그린벨트 지역을 청년 및 1·2인 가구 중심의 공공주택으로 바꾸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는데요. 서울의 1·2인 가구 비중이 67%에 달하는 상황에서,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춘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는 게 당정의 기본 판단입니다.
하지만 이 발표는 곧바로 여러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에서는 교통 인프라 대란 우려가, 국민의힘 측에서는 대체부지 활용 필요성이 제기됐고, 김영배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도 국토교통부가 개발을 주도할 경우 지자체 허가권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사실상 중앙정부와 지자체, 여야 간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난 셈입니다.
법과 땅이 던지는 현실적 과제
당정의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 적지 않습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243만㎡ 규모 본체부지의 공원 외 용도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어린이정원이나 장교숙소 부지 등에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인 전제조건입니다. 과거 강병원 의원이 발의했던 개정안은 본체부지 중 60만㎡ 미만에서 택지 조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았고, 현재 국토부가 검토하는 후보지들을 보면 이 범위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급 물량에 대한 전망은 신중해야 합니다. 과거 8만 가구 이상 공급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실제로는 도로와 학교, 녹지, 오염 정화 구역 등을 제외하면 훨씬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본체부지 243만㎡ 가운데 약 31%인 76만 4,000㎡만 반환됐고, 나머지는 여전히 미반환 상태입니다. 반환된 부지조차 토양 오염 정화 작업이 본격화되지 않아 법이 바뀌더라도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갈등을 넘어 공론화로 풀 수 있을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원 전체 녹지를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상실한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청년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택 건설이 가능한 지역을 선정하겠다는 원칙도 밝혔는데요. 민주당 역시 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당 차원의 여론조사를 실시해 민심을 살피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정책의 방향성은 나왔지만, 지자체 권한 축소 우려와 법적 장벽, 미반환 부지 및 토양 오염이라는 현실적 난관이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공급 확대의 필요성과 공원 녹지 보전 가치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앞으로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