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옷을 입고 동대구역까지
졸업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20대 중국인 유학생이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범인은 알고 보니 그녀가 다니던 대학의 시간 강사였는데요. 이 남성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사건은 지난 20일 새벽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한 원룸에서 시작됐습니다. 피해 여학생은 중국에서 이미 취업에 성공한 뒤 학위수여식 참석을 위해 지난 14일 대구공항으로 입국했습니다. 당시 그녀는 20일까지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이후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죠.
범인은 피해자가 직접 이동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동대구역까지 향했습니다. 피의자인 30대 중국인 강사는 피해 여학생의 긴 원피스와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그녀의 하얀색 캐리어와 휴대전화를 챙겨 택시에 탔습니다. 택시 기사조차 피해자로 오인할 정도로 철저하게 위장했고, 동대구역에 내린 뒤 여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등 추적을 피하려 했습니다.
범행 은폐를 위한 치밀한 위장술
당연히 도주에만 그치지 않고 수사 자체를 흔들려는 시도도 이어졌습니다. 범행 다음 날인 21일, 피의자는 경찰 112에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신이 피해 여학생의 남자친구라고 속인 뒤, 연락이 두절됐다며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것이죠.
심지어 피의자는 범행 다음 날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여자친구가 실종됐다고 허위 신고까지 했습니다. 이는 마치 피해자가 자진해서 가출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또한 피의자는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 CCTV 영상 확인 가능 여부를 묻는 등 대범하게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피의자의 진술에서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고, 휴대전화 위치와 CCTV를 추적한 끝에 결국 지난 25일 저녁 그의 원룸에서 피해 여학생의 시신을 찾아냈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경찰은 피의자가 시신 일부를 훼손해 유기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이에 주변 쓰레기 소각장 등을 중심으로 추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교실을 넘어선 비극적 관계
피해 여학생과 피의자는 지난 1학기 강의실에서 만난 사이였습니다. 피의자는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해당 대학에서 물리치료 과목을 가르치는 시간 강사였고, 피해자는 그의 수업을 들었던 대학원생이었습니다. 사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 일부를 훼손해 유기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범행 동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경찰은 살인 혐의 외에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중국에서 취업까지 마친 젊은 여성의 인생이 갑작스럽게 끊어진 사건입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밝히기 위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