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 이후 급조된 쇄국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를 밟으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정부는 1차 대책 발표 14일 만에 2차 보완책을 내놓았습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개인별 투자 한도를 총 투자금액의 20%로 묶고, 선물시장의 과다호가부담금을 적용하는 등 강력한 수요 억제에 있습니다. 또한 기본예탁금을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올리고 모의거래를 의무화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상장폐지 대신 선택한 '시장 퇴출' 수순으로 보고 있습니다.
회복돼도 돌아오지 않는 원금
문제는 규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품의 구조적 위험성에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투자 기간 전체 수익률이 아니라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한양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15.2% 하락한 기간 동안 관련 레버리지 ETF는 40.2% 급락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주가 18.4% 하락에 ETF는 49.4% 폭락했습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조차 ETF 가치는 이미 크게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복리 효과로 인한 괴리는 더 벌어지고, 투자자는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됩니다.
정책 엇박자와 시장의 자정 사이
이번 대책을 두고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당초 배율 조정은 어렵다던 입장이 급격한 증시 하락 이후 즉시 추진 조치로 바뀌었고, 3주간 네 차례나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한국은행이 6월 하순부터 부작용을 경고했음에도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 가운데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강제 폐지하기보다 운용사와 제도적 지원 아래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자연사'를 주장했습니다. 결국 규제가 시장의 자정 작용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도체주 중심의 글로벌 시장 동조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국내 ETF 규제만으로 변동성을 근본적으로 잠재우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