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대응은 빨라졌지만, 복구의 그늘은 길다

스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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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0일 오전 8:49

발행: 2026년 3월 20일 오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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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산불 1년, 정부는 헬기 출동 시간 단축과 자원 확대로 초기 진화 속도를 크게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피해 주민들을 위한 특별법은 복잡한 피해 유형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해 실질적 지원에서 소외 계층이 발생하고, 주민 간 갈등을 낳고 있습니다. 빠른 진화와 공정한 복구라는 두 과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체계 정비와 지속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교훈을 딛고 달라진 대응 체계

지난해 3월 경북과 경남 일대를 휩쓸었던 영남산불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남겼던 그 산불은 국가 차원의 산불 대응 시스템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죠. 그 결과, 정부는 대응 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신속함에 있습니다. 기존 4단계였던 대응 체계를 3단계로 축소하고, 1단계 발령 초기부터 강력한 자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이로 인해 헬기가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소위 '골든타임'이 50분대에서 30분대로 크게 단축되었습니다. 진화 자원도 대폭 늘었는데요. 헬기는 216대에서 325대로, 군 헬기 145대가 즉응 전력으로 추가 편성되었습니다. 이런 노력의 효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1~2월 동안 발생한 산불의 피해면적 당 주불 진화에 걸린 시간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분 이상 줄었다는 분석입니다.

특별법 아래의 특별하지 않은 현실

하지만 진화 현장의 속도가 빨라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삶을 되돌리는 복구 과정의 속도는 여전히 더디고 복잡합니다. 올해 1월 시행된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은 광범위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장에서는 '특별하지 않은 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경북 의성에서 산불로 집을 잃고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는 김규환·이재숙 부부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10년 전 귀농해 빈집에 세 들어 살던 이들은 모든 살림을 잃었지만, 받은 주택 피해 보상금은 전파 보상금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문제는 특별법이 땅을 빌려 농사짓거나 건물을 임대해 사업하던 사람들 같은 '실질적 이재민'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피해 유형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지원 기준이 정교하지 못해 행정부의 재량이 커지면서,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 지원금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생기고 공동체가 무너지는 부작용까지 보고 있습니다.

빠른 진화와 공정한 복구,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산불과의 전쟁은 불을 끄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재난 직후의 신속한 진화와 장기적인 생계 회복은 하나의 연속선 위에 있는 과제죠. 정부는 전자에는 상당한 진전을 보였습니다.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도 순간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개선해 대피 명령의 정확도를 높였고, 주민 대피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등 예방과 대비 측면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자, 즉 피해 주민의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특별법을 만드는 것을 넘어, 다양한 재난 유형을 아우르는 상위 법체계 정비를 통해 지원의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동시에, 진화 역량 자체도 아직 갈 길이 먼데요. 밤이나 강풍時에도 투입 가능한 고정익 항공기 도입 필요성과 지상 진화대원의 전문성 강화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영남산불 1년은 국가가 재난에 더 빨리 반응하는 법을 배웠지만, 그 후폭풍에 맞서는 법은 아직 배우는 중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