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최국 중 하나인 멕시코가 카르텔의 보복 폭력으로 치안 비상에 빠졌습니다. 멕시코 정부가 최대 마약 카르텔 중 하나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최고 수장 '엘 멘초'를 사살한 직후, 조직원들의 대규모 보복 행동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한국 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이자 조별리그 경기장이 있는 과달라하라에서 도로 봉쇄와 차량 방화 사태가 발생하며 월드컵 안전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복 폭력에 휩싸인 과달라하라
엘 멘초가 제거된 이후 CJNG의 본거지인 할리스코 주, 그 중심 도시 과달라하라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습니다. 조직원들은 주요 도로를 트럭과 버스로 막고, 수십 대의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공공연한 폭력 시위를 벌였죠. 할리스코 주정부는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경보를 내렸고, 학교 휴교령까지 내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이런 소요 사태는 월드컵이라는 거대 행사를 앞둔 개최 도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었습니다. 현재는 경찰과 군의 강력 대응으로 표면적인 소요는 진정되었고, 학교와 상업 시설도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공포의 분위기는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작전에 미국 정부의 정보 지원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점을 언급하며 양국 간 치안 협력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정보 공유는 성공적이었을지 몰라도, 그 후폭풍을 완벽하게 통제하지는 못한 셈이죠. 이번 사태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이 얼마나 복잡하고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멕시코 당국은 또 다른 전선에서 카르텔과의 유착 의혹을 쫓고 있는데, 미초아칸 주에서는 엘 멘초와 연계된 혐의로 치안 책임자와 경찰관 등 11명을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월드컵 안전을 둘러싼 갈림길
과달라하라는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핵심 무대입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곳을 베이스캠프로 정했고, 조별리그 1, 2차전을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치를 예정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치안 악화는 모든 계획에 불확실성을 더했죠. 대한축구협회(KFA)는 멕시코 정부와 FIFA, 한국 외교부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FIFA 역시 "공공 안전 유지를 위해 각국 정부 기관의 지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폭력 사태가 일회성으로 끝날지 여부입니다. 일각에서는 카르텔 수장의 제거가 오히려 조직 내부의 권력 다툼을 불러일으켜 더 큰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과거의 경험은 카르텔이 '히드라'처럼 하나의 머리가 잘리면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는 악순환을 반복해왔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정부와 할리스코 주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일축하며 월드컵 안전을 완전히 보장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파블로 레무스 할리스코 주지사는 "과달라하라가 월드컵 개최권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는 보도는 거짓"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안전 확보를 위한 총력전
이제 남은 것은 약속이 아닌 실제 행동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월드컵 기간 동안 연방 및 주 정부의 경계 태세를 극대화하고, 기존 안전 프로토콜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방문하는 팬들에게 어떠한 위험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현지 시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해외 방문객과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개최지 재검토를 요구하기도 했죠.
한국 측의 대응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KFA는 FIFA가 강화된 보안 프로토콜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의 안내를 토대로 현지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선수단의 안전한 숙소, 훈련장, 경기장 이동 동선을 확보하는 것이겠죠. 고지대인 과달라하라의 환경 적응이라는 순수한 축구적 과제 외에, 이제는 외부의 치안 변수까지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더해졌습니다. 멕시코 정부의 신속한 상황 수습과 국제사회의 협력이 어우러져야만, 축구의 축제가 폭력의 그늘에 가리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