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가 흔든 비용 구조
미국과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제유가와 해상운임이 동시에 치솟고 있습니다. 부산발 컨테이너 운임 지수(KCCI)는 4760포인트까지 세 배 넘게 올랐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연료비와 보험료 상승, 항로 장기화도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물류비 상승은 제조업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원자재 수입 비용이 오르면 생산비가 늘고, 다시 수출 물류비가 뛰는 구조입니다. 기업은 운송비를 가격에 바로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눌리고, 소비자에게는 수입 식품과 생활용품 가격 상승으로 전이됩니다.
정유업계의 줄다리기
원유 운반선 시장은 더 극단적입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 지수는 1157.5포인트, 오만만-중국 노선은 797.86포인트까지 올랐습니다. 39주차 VLCC의 하루 왕복 환산수익(TCE)은 123만 5천 달러로, 38주차 100만 달러 돌파 이후 1.9% 더 올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막히자 선박 간 환적(STS)이 급증해 오만만의 원유 물동량은 이번 달 하루 720만 배럴까지 치솟았습니다. 그 결과 운송비는 배럴당 32달러로 원유 가격의 28%에 이르렀고, 전쟁 전 10% 이하였던 비중이 세 배 가까이 커졌습니다.
정유업계는 전체 물량의 70%가 장기 계약이라 단기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다만 고운임이 길어지면 정제마진이 축소될 위험이 큽니다. 내수는 최고가격제와 수출 제한으로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휘발유와 경유 수출량은 전년 동월의 92.3%, 96.8% 수준입니다. 업계는 남은 물량을 수출할 수 있도록 제한을 유연화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반도체가 버티는 사이
이런 가운데 반도체가 4분기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9월 1~20일 수출액은 7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78.3% 늘었고, 반도체 수출은 341억 달러로 259.4% 급증해 전체의 47.8%를 차지했습니다. 무역수지도 230억 달러 흑자를 냈죠.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3.3%로 전망했고, KDI도 반도체 중심 수출 회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성장 동력은 살아 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4분기의 핵심 변수입니다. 정부에는 에너지 조달선 다변화와 중소 수출기업 물류비 지원책이 과제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