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만의 농지 전수조사…투기 가려내기와 농민 불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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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수정 · 2026년 9월 19일 오전 9:02

발행: 2026년 9월 19일 오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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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8년 만에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1천만여 필지 중 다섯 곳 중 한 곳에서 불법 임대차가 의심되지만, 고령·임차 농민들은 투기꾼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며 반발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강제 매각이 아닌 투기 가려내기라며 21일 보완 대책을 예고했습니다.

78년 만의 전수조사, 무엇을 겨냥하나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2026년 2월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를 투기 대상으로 지목한 뒤 시작된 조사로, 5월부터 2년간 전국 195만㎢를 두 단계로 나눠 살펴봅니다. 첫 단계는 약 115만㎢로 경기도와 수도권에 집중되는데요. 1천만여 필지 가운데 다섯 곳 중 한 곳에서 불법 임대차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조사는 허가를 받아 농지를 사놓고 실제로는 경작하지 않는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는 게 목적입니다. 위반이 확인되면 처분 명령이 내려지고,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포항에서는 약 7만여 필지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고, 구미와 울진에서도 대규모 점검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농사꾼까지 투기꾼으로" 현장의 불안

반발은 농촌 현장에서 터져 나옵니다. 경기 안성에서 4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이관호 씨는 농지 70%를 빌려 쓰다가 땅 주인에게 직접 경작하라는 요구를 받고 땅을 돌려줘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고령화로 직접 경작이 어려워 이웃에게 땅을 맡기거나, 팔리지 않아 임대하는 관행이 조사 대상이 되면서 임차농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북도의회 김주택 의원은 투기 농지와 불가피한 비경작 농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경 여부만으로 처분을 단순화하면 임대차가 끊기면서 청년농과 임차농이 피해를 본다는 겁니다. 조사 이후 거래가 위축돼 땅값이 하락하고 부동산업체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정부가 강조하는 원칙과 보완책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조사가 강제 매각이 아니라 투기 세력을 가려내기 위한 기초조사라고 설명했습니다. "농사를 못 지으면 이재명이 뺏는다"는 주장은 진실이 아니며, 투기 세력의 선전이라는 겁니다. 농지는 농사짓는 사람만 소유할 수 있다는 법 취지를 재확인한 셈입니다.

정부는 21일 당정협의회를 열어 보완 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임차농 지원 방안과 관행적 임대차의 적법 전환, 농지은행을 통한 매입과 장기임대 확대 등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대통령은 미프진 도입 사례를 들며 필요한 민생 개혁은 결단력 있게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