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을 가른 치열한 공방
더불어민주당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민형배 의원이 최종 확정되면서 100여 일에 걸친 경선 레이스가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경선의 끝은 새로운 시작의 서막에 불과합니다. 민형배 후보는 김영록 전 지사를 꺾고 후보 자리를 확보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던데요. 양측 캠프 간의 고소·고발이 잇따르고, TV 토론에서도 정책의 현실성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이 오갔습니다. 특히 재정적·행정적 통합이 핵심인 통합특별시장 선거인 만큼,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지역 내부의 갈등과 입장 차이는 통합 행정의 첫 걸음을 내딛기 전에 반드시 해소해야 할 과제로 남았습니다.
김영록 후보는 패배 직후 경선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전남 지역 여론조사에서 발생한 전화 연결 끊김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는데요. 비록 김 후보는 이후 재심 신청을 철회하고 패배를 승복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박빙의 승부였던 만큼 경선 과정 자체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잔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선이 단순한 후보 선출을 넘어, 통합을 앞둔 광주와 전남 시민들의 복잡한 심리와 기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입니다.
통합, 구호를 넘어 실질적 설계로
이제 민형배 후보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통합의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광주의 도시 인프라와 첨단 산업 역량을 전남의 광활한 공간과 농수산·재생에너지 자원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비전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먼저 닥친 현안은 주청사 소재지 결정과 행정 기능의 재배치 문제입니다.
민 후보는 본청사를 광주에 두고 핵심 부서를 전남 서부권이나 동부권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지역 간 균형 발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공간 배분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행정의 효율성과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 그리고 무엇보다 ‘소외감’이라는 정치적·심리적 장벽을 어떻게 허물 것인가가 관건이 되겠죠. 더욱 복잡한 것은 재정 문제입니다. 광주의 도시철도 확충 사업과 전남의 농어촌 도로·항만 정비 사업 간에 예산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할지, 통합 재정을 어떻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할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요구됩니다.
정치적 경쟁 뒤 찾아올 협력의 시간
격렬했던 경선이 끝난 지금, 지역 정치권의 화두는 ‘화해’와 ‘협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패배한 김영록 후보는 “모든 결과는 자신의 미흡함 때문”이라며 겸허하게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그는 도지사 자리로 복귀해 “통합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도민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협력 의지를 밝혔습니다. 민형배 후보 역시 ‘대동세상’을 기치로 내걸며 경선 과정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이러한 발표들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그러나 표면적 화해를 넘어, 서로 다른 지역적 기반과 지지층을 가진 두 정치 세력이 통합 행정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위해 실질적으로 힘을 합칠 수 있을지가 향후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통합의 성패는 결국 행정적 편의보다 정치적 리더십의 협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편, 진보당 이종욱 후보 등 다른 후보들과의 정책 경쟁과 토론도 본선 캠프에 돌입하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치열했던 경선의 상처를 딛고, 진정한 의미의 ‘통합’을 위한 협력이 시작될지, 모든 시선이 민형배 후보의 다음 행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