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되찾은 정상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에서 한국이 일본을 75-7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고요. 같은 대회에서 남자 대표팀도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농구는 사상 처음으로 남녀 동반 우승을 이뤘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의 흐름이 좋았습니다. 이해란이 1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으며 리드를 잡았고, 2쿼터 종료 직전에는 이소희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장거리 버저비터를 터뜨려 42-23, 19점 차로 전반을 마쳤죠. 하지만 후반 일본의 추격은 매서웠습니다. 3쿼터부터 빠른 속공과 외곽포가 살아나며 2점 차까지 좁혀졌습니다.
버티게 한 베테랑과 젊은 피
위기의 순간 중심을 잡은 건 주장 강이슬이었습니다. 3쿼터 일본이 12점을 몰아넣을 때 3점슛 두 개로 흐름을 끊었고, 종료 15초를 남기고는 파울 작전 속에서 자유투 두 개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를 정했습니다. 강이슬은 이번 금메달로 2018 은메달, 2022 동메달에 이어 세 종류의 메달을 모두 수집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악재 속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박지수와 박지현 등 핵심 선수가 부상과 소속팀 일정으로 빠지면서 11명만으로 대회에 나섰습니다. 박수호 감독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전원을 고루 기용했고, 그 결과 이해란(24점), 강이슬(21점), 이소희(16점) 등이 고르게 활약했습니다.
중국을 넘고, 남은 과제
준결승에서는 223cm 장쯔위가 버틴 중국을 7년 만에 꺾는 이변을 만들었습니다. 결승 상대 일본은 WNBA에 진출한 야마모토 마이 등 주축을 빼고 신예 위주로 팀을 꾸린 상태였지만, 한국으로서는 7연패를 끊은 값진 승리였습니다.
이소희는 우리를 얕보는 시선에 오기가 생겼다며 죽기 살기로 연습했다고 전했고, 이해란은 만족할 때까지 달려 WNBA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박수호 감독은 여자농구를 아직 황금기라고 부르기엔 이르다며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3대3에서도 남자 금메달, 여자 동메달을 더한 만큼, 이번 성과가 침체된 한국 농구를 다시 일으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