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둘러싼 외교 무대 분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에드 밀리밴드 영국 국무장관이 워싱턴에서 만나 중동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공동 입장을 재확인했는데요. 특히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공격이 격화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 미사일 지원 방안도 구체적으로 다뤘습니다.
밀리밴드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유럽과 범대서양 안보와 떼어놓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은 나토를 중심으로 한 굳건한 동맹 관계를 다시 한번 공고히 하며, 유럽의 자체 안보 역할 강화에 대한 의견도 나눴습니다. 이번 회동은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이후 두 번째 만남으로, 미·영 간 긴밀한 외교 공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란·오만, 항로 합의에도 걸림돌 산적
이란과 오만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새로운 항로 좌표에 대해 합의문 초안을 완성했습니다. 걸프만으로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 연안 항로를, 출항하는 선박은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는 방안이 거론되었는데요. 다만 출항 선박의 일부 구간도 이란 영해를 지나는 구조라, 완전한 분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문제는 이란이 통제권과 환경 보호 비용 명목으로 화물 가치의 5~7%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만은 3% 선에서 타협하려 하지만, 미국은 어떤 형태의 비용 부과에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초기 60일간 수수료를 면제하는 임시 방안이 나왔으나, 미국의 대이란 항구 봉쇄 해제 없이는 선박 안전을 완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란의 주장이 타결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았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는 한 합의만으로는 안전 보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핵 협상 재개 기회 될까
이번 이란·오만 합의는 단순한 항로 조정을 넘어 중요한 외교적 시금석으로 평가받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낙관적인 전망을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합의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항로 문제가 풀리면 양측 간 대화 채널이 자연스럽게 복원될 여지가 생기는 셈입니다.
하지만 세부 사항을 두고는 이견이 여전합니다. 이란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미국은 봉쇄 해제와 수수료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완화는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어느 정도 완화하느냐, 그리고 이란이 통제권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이 대화의 물꼬를 거두지 않는다면, 이 합의도 임시 타결에 그칠 가능성이 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