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K-치킨의 아이러니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 치킨은 세계 최고"라고 극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국내 치킨 시장의 냉혹한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전국 치킨전문점 수가 2020년 4만2743개에서 2023년 3만9789개로 3년 새 약 3천 개가 줄어든 겁니다. 삼성과 현대차 총수들과의 '치맥 회동'에서 나온 이 발언이 K-치킨의 세계적 위상을 확인시켜준 가운데, 정작 국내 시장에서는 문을 닫는 치킨집이 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만 쏠리는 시장
흥미로운 점은 전체 치킨집 수가 줄어드는 동안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2023년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만9805개로, 2018년 대비 약 5천 개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전체 치킨전문점 중 프랜차이즈 비중이 약 75%에 달하는 등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앱 이용이 일상화된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광고와 프로모션에서 강점을 가진 프랜차이즈가 소비자 선택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개인 치킨집들은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지원에서 상대적 열위를 보일 수밖에 없었죠.
브랜드 수도 변화하는 풍경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도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였습니다. 2020년 477개에서 2023년 647개로 170개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 중 63%가 가맹점 10개 미만의 영세 규모인데요, 100개 이상 가맹점을 보유한 브랜드는 8.5%에 불과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본부 신규 등록 요건이 강화되면서 브랜드 수가 일부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가맹본부를 설립하려면 직영점 1곳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하는 제도가 도입된 영향입니다. 현재 bhc(2291개)와 BBQ(2238개)가 2천 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업계가 직면한 과제들
배달앱의 무료 배달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문량은 회복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점포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치킨전문점 종사자 수가 2년 사이 2천 명가량 감소한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실제로 2023년에는 2712개소가 폐업하며 2년 연속 2000개 이상 폐업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외식업 전반의 회복이 더디게 이어지면서 치킨 업계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K-치킨은 세계적인 인기와 국내 시장의 구조調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젠슨 황 CEO의 극찬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경영 환경 개선 없이는 개인 점포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