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거대한 영안실이 된 현장
네팔과 티베트 국경을 휩쓴 대홍수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어가면서 사망자가 초기 100여 명에서 1,000명 가까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카트만두의 힌두교 성지인 파슈파티나트 사원에서는 뒤늦게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들의 화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트리부반 대학 병원 벽면은 실종된 가족을 찾는 전단으로 가득 찼습니다. 한 유족은 누운 남편의 귓가에 천국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며 세 차례나 속삭이며 마지막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참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네팔 바그마티주 일대에서는 의식주와 전기, 통신 등 사회 기반 시설이 붕괴되며 생존자들이 2차 재난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보건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당뇨와 고혈압 환자들이 필수 약품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수도관 유실과 열악한 위생 상태로 설사와 바이러스성 발열 환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수습되지 않은 사람과 동물 사체가 방치되면서 감염병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요. 일부 생존자는 마치 감옥에 갇혀 굶어 죽게 방치된 것 같다고 절망감을 토로했습니다.
티베트 피해 규모를 둘러싼 정보 공방
이번 재난은 네팔뿐만 아니라 티베트 지역에서도 막대한 피해를 낳았습니다. 중국 당국은 티베트 지역 사망자를 16명, 실종자를 546명으로 공식 집계했는데요. 하지만 국제티베트운동과 가디언 등은 살레, 세르충 등 4개 마을에서만 300채의 주택이 파괴되었고 상당수 주민이 실종됐다며 실제 피해가 훨씬 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공안부는 이와 관련해 SNS에서 수천 명이 사망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이용자 10명에게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중국 측은 재난 관련 허위정보 유포가 공공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최대 10일 구금이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반면 가디언은 티베트 내 재난 관련 공개 논의가 제한되고 외국 언론인의 현지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국제사회의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구호대 현장 투입과 국제사회 구조 총력전
재난이 발생하자 국제사회의 구조 지원도 속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팔 정부의 공식 요청으로 한국에서는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해외긴급구호대 44명이 군 수송기를 통해 현지에 파견되었습니다. 이들은 네팔 누와코트에 숙영 캠프를 설치하고 고해상도 드론과 열화상 탐지기, 내시경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앞서 현지에 도착한 신속대응팀은 실종 추정지인 둔체 지역에 진입해 네팔군과 합동 수색을 전개했습니다. 헬기와 드론으로 공중 수색을 하고 위어 댐 인근에서 도보 수색을 병행했으나 아직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특히 이번 홍수로는 외국인 592명을 포함해 4,700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했는데, 미국인만 최소 8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거주하던 메리 소렌슨 씨는 티베트 순례를 마치고 귀국하던 중 실종되었으며, 가족에게 감사함을 전한 마지막 문자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기로 인한 궂은 날씨가 수색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추가 긴급구호대의 합류로 활동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어, 앞으로의 수색 구조 작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