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숙소 직격한 이란 공격… 9일 연속 공습으로 번진 중동 화약고
지난 17일 이란이 요르단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직접 타격하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기지 내 군인 숙소가 직접 피해를 입었고, 텍사스주 출신의 이사벨라 곤살레스 이병과 하와이주 출신의 타일러 제임스 피핸 중위가 전사했습니다. 이틀 뒤인 18일에는 이라크 북부에서 불발탄 처리 작업 중이던 미군 1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전쟁 발발 이후 적군 공격으로 인한 미군 사망자는 총 17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러한 인명 피해를 불식시키지 못한 채 미국은 이란을 향해 9일 연속 야간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20일 공습을 공식 종료하면서, 이번 작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과 민간 선원을 위협하는 이란의 공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타격 대상에는 군 지휘소와 방공·해안 감시시설, 미사일 및 드론 발사기지는 물론, 후제스탄주에 건설 중이던 다르호빈 원자력 발전소까지 포함되었는데요. 이란원자력청은 이를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규탄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추가 군사 공격 자제를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핵시설 타격과 종전 각서의 붕괴
미국과 이란 모두 상대의 핵심 인프라를 겨냥하면서 사실상 종전 양해각서가 무력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은 쿠웨이트 내 미군 조기경보레이더와 MQ-9 드론 격납고를 파괴하고, 요르단 아카바 공항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이란이 쏜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며 역내 긴장도 함께 고조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군사적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국의 역내 협력국들을 공격함으로써 미국 측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을 타격할 경우 교전의 차원이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양측 모두 핵심 인프라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어 전면전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가 급등과 국내 석유가격제의 미로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다시 돌파했습니다. 브렌트유는 3% 넘게 급등했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한 데 이어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항로까지 봉쇄하면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원유 수출길이 막힐 경우 글로벌 석유 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해 운영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의 종료 및 조정 시점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원유 수급 상황이 당장은 안정적이라며 7~8월 도입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상회한다고 밝혔지만,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추가 인하나 제도 종료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상태입니다.
이 가운데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양측에 10일간의 휴전을 제안했고, 이란 외무부도 이를 공식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완전히 약화시킬 때까지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이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중동의 교전이 외교적 휴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더 큰 폭풍의 전주곡이 될지 주목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