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험서 부정행위, 이번엔 서울대
서울대학교에서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됐습니다. 지난 10월 중간고사에서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포착돼 재시험을 치렀고, 이번 기말고사에서는 수강생 절반 가량이 다른 창을 열어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강의는 군 복무 휴학생을 대상으로 한 원격 강좌로, 시험 중 문제 화면 외 다른 창을 열면 로그 기록이 남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는데요. 조교 확인 결과, 수강생 36명 중 18명에게서 다른 창 열람 기록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어떤 화면을 봤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없어 명확한 증거는 없었습니다.
부정행위 의심이 짙은 상황에서 담당 교수는 시험 결과를 무효화하고 대체 과제물로 평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성실하게 시험에 임한 학생들에게도 불이익이 갈 수 있지만,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사태로 온라인 시험의 관리 허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습니다.
AI가 부추긴 ‘스마트한’ 부정행위
온라인 수업이 일상이 되면서 부정행위도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대학에서 발생한 부정행위 200여 건 중 40건은 챗GPT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것이었습니다. 시험 도중 다른 창을 열어 검색을 하거나, AI에게 문제를 풀어달라고 하는 등 방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죠.
이런 흐름은 비대면 수업 증가와 AI 기술의 발전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학생들은 손쉽게 AI를 이용해 답을 얻을 수 있고, 온라인 시험 환경에서는 감독관의 눈을 피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게다가 AI 활용이 과연 부정행위인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한 측면도 있습니다. AI가 제공한 답변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부정이지만, 학습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것과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학생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대 사례는 이러한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10월 적발 사건에서는 AI 사용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이 이를 어겼고, 이번에는 다른 창 열람 기록이 대량으로 포착됐습니다.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대학의 고민: 새로운 평가 체계 필요
연이은 부정행위 사태에 대학들은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은 오프라인 시험을 원칙으로 하고, 온라인 시험이 불가피한 경우 오픈북 시험이나 과제형 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픈북 시험은 자료 참고를 허용하되 문제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단순 암기를 요구하지 않아 부정행위 유인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교육부는 대학생 대상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이며, 각 대학도 자체적인 기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경희대는 강의계획표에 AI 활용 정도를 명시하고, 사용 시 출처와 핵심 명령어를 밝히도록 했습니다. 서울대도 구성원 의견을 수렴한 뒤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차원을 넘어, AI 시대에 맞는 평가 방식과 윤리 기준을 재정립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대학들은 기술 발전을 거부하기보다는 새로운 평가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학생들도 AI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