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가 카페냐는 비판
김건희 여사의 종묘 차담회 의혹이 국정감사 현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휴관일이었던 종묘에서 외부인들과 비공개 차담회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문화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죠.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이 "종묘가 무슨 카페냐"라고 쏘아붙인 말은 이번 논란의 핵심을 찌르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속수무책으로 일관했습니다. 허민 청장은 "잘못했다"고 인정했고,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은 "송구하다"며 진땀을 흘렸습니다. 특히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영녕전 신실'까지 개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영녕전 신실은 조선 왕실의 신주를 모신 가장 신성한 공간으로, 연중 단 2회만 개방되는 곳입니다.
특혜 의혹과 은폐 시도
차담회 당일 발생한 여러 특이 사항들이 의혹을 키웠습니다. 소방문을 통한 차량 진입, 영녕전 대청소 지시, 정전 보수공사 중단, CCTV 녹화 중단 등이 그것인데요. 이재필 본부장은 국감에서 CCTV 촬영 중단이 경호처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10년간 단 한 번도 없었던 조치라더군요.
더 충격적인 건 2023년에도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종묘를 방문했을 때, '매관매직'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이배용 전 교육위원장이 동행했다는 사실입니다. 이기헌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을 먼저 보내놓고 이 전 위원장과 비밀리에 차담회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국가유산청은 국회 자료 요구 당시 이 사실을 숨기다가 언론 보도 후에야 누락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의 대응과 한계
허민 청장은 7월 부임 직후 이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자체 조사를 지시했지만, 특검이 시작되면서 중단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특검 결과와 관계없이 국가유산청 차원에서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자에 대한 인사 및 징계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죠. 더 나아가 김 여사 등을 고소·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보였습니다.
민형배 의원은 국가유산청이 대통령실의 은폐 시도에 적극 가담한 점을 지적하며 유산청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특히 차량 출입 기록이 누락된 점을 들어 의도적인 은폐를 의심했는데요. 법률자문 결과에서는 대통령실의 직권남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문화유산 관리의 근본적 문제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차담회의 문제를 넘어 국가문화유산 관리 시스템 전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대통령실 박현경 행정관으로부터의 연락, 경호처의 요청에 따른 대응들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특혜 제공에 가담한 정황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으니까요.
허민 청장은 영녕전 신실 개방에 대해 "후손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훼손된 문화유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관리 체계의 전반적인 점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