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대신 내 집 마련이라지만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금융 종합대책이 시장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만 39세 이하 청년이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하고, 연 3%대 금리로 월 원리금 상환액을 약 85만원 수준으로 맞춰준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신혼부부는 합산 소득과 관계없이 한 명의 연소득이 7천만원 이하면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결혼 페널티'를 없앴고, 청년들은 전세와 월세 보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전월세결합보증'도 새로 도입되었습니다. 또한 장래소득을 대출 한도 산정에 반영하고, 미성년 시절 불가피하게 주택 지분을 가졌던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생애최초 구입자로 인정해주는 방안도 마련되었는데요. 정부는 이를 통해 주거 사다리의 첫 단추를 꿰어주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빌라 사라는 거냐"…현실과 괴리 따른 청년들의 거센 반발
하지만 정작 수혜 대상인 청년층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습니다. 가장 큰 불만은 지원 대상이 비아파트로만 한정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국토연구원 조사에서 생애 최초 주택으로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79.7%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의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비아파트만 지원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구나 서울에서 전용 60㎡ 초과 85㎡ 이하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가 7억 4,980만원에 달하는 등, 4억원 이하 기준을 맞추려면 대부분 원룸 수준의 소형 주택에나 해당될 뿐입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특히 여성 1인 가구는 보안 문제까지 거론하며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일각에서는 인기 없는 자산을 청년들에게 떠넘기는 '설거지론'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고위 공직자 자녀들이 아파트에 사는 현실과 대조하며 정책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선택지를 넓힌 것"…가계부채 관리는 병행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기존 아파트 구입 혜택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 월세를 내는 사회 초년생과 1인 가구에게 비아파트 구입이라는 추가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월세 거주 청년 가구 중 비아파트 거주 비중은 71.7%에 달한다며, 틈새 수요를 배려한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하더라도 향후 아파트로 갈아탈 때 생애최초 LTV 우대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서울 내 4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7.8%에 불과해 아파트 확대도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지원 대상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금융위는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하며 대출 여력을 확대했는데, 이주비·중도금 등 집단대출은 총량 관리와 별도로 운영해 실수요자들의 자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